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불법 행위 무마용?…버스회사의 '수상한 선물리스트'

<앵커>

서울시 내 한 버스 운수 회사가 차량 불법개조 사업을 벌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압수수색했더니, '수상한 선물리스트'가 나왔습니다. 서울시 공무원과 시 의원, 관할 구청 공무원 수십 명의 이름이 담겨있습니다.

박수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시내버스와 공항 리무진 버스를 운영하는 서울의 한 대형 버스 운수 회사입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일반 승용차를 천연가스 차량으로 불법 개조해주며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7일 압수수색했습니다.

차량을 개조하려면 일반 검사시설이나 가스 회수시설을 갖춘 종합정비업체로 등록해야 하지만, 이 업체는 이런 자격 없이 차량 수천 대를 불법개조 해주고 100억 원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업체 압수수색 과정에서 뜻밖에 '선물 리스트' 가 발견됐습니다.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관할 구청과 서울시 공무원, 서울시 의원 등 30여 명.

리스트에는 이들의 이름과 소속은 물론 선물의 종류와 금액, 보낸 날짜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지난 5년간 명절은 물론 평소에도 수시로 선물을 보냈고, 지난해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보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선물 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 : 지금 알고 오신 내용이 우리랑 동떨어진 이야기 같아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리스트 만든 적 없으세요?) 네 없습니다.]

경찰은 업체가 불법 행위 무마용으로 공무원들에게 선물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좌 추적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앵커>

박 기자, 이 선물 리스트에 있는 30여 명이 모두 선물을 받은 겁니까?

<기자>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선물 리스트에는 최근 5년 동안의 기록이 담겨 있는데 선물이 건네진 날짜, 받은 사람, 그리고 선물 종류와 금액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 중에는 수십만 원 정도 하는 고가 선물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중 일부는 선물을 되돌려 보낸 경우도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취재결과 리스트에 등장한 사람들 대부분은 선물을 받았고요, 일부는 감사 인사까지 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공무원이 민간업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울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경찰은 버스 운송회사의 불법 개조를 방조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했는데요, 서울시는 당시 굉장히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수사 협조를 잘하고 있는데 굳이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과잉수사"라는 건데요, 하지만 선물 리스트까지 나오면서 공무원들의 금품 수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경찰로부터 아직까지 이 선물 리스트와 관련한 수사 개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고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서울시가 아시다시피 지난 2014년에 직무연관성과 상관없이 공무원이 금품을 한 차례라도 받으면 보직에서 해임한다는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서울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