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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부담 너무 커서"…간병하다가 가족도 '골병'

<앵커>

가족 중 한 명이 아프면 온 가족이 '간병'에 매달리게 되죠. 고령화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이른바 노노 간병도 늘고 있습니다. 소득은 없고, 장기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간병 가족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뇌출혈로 입원한 이 70대 여성을 딸이 간병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거동이 불편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습니다.

어머니를 간병인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고 간병인 쓸 형편도 되지 않아 하던 일까지 줄였습니다.

[이 모 씨/어머니 간병 중 : (가족들이) 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사실 간병인을 쓰고 싶지요. 그런데 경제적인 부담도 너무 많이 되고…]

중증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비용은 하루에 7만 5천 원, 한 달이면 2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병은 가족이 분담해야 할 몫이 됐습니다.

[지금은 저희 이모가 와서 도와주세요. 저희 형제들끼리 조금씩 나눠서 수고하신다고 (사례비를) 조금 드리고 있어요.]

특히,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이른바 노노 간병도 늘고 있습니다.

고령에 입원할 경우 장기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암 투병 중인 남편을 간병하는 이 60대 아내는 수입이 끊긴 데다 체력도 바닥났습니다.

[김 모 씨/배우자 간병 중 : 거의 24시간을 같이 밀착해서 약을 드린다든지, 물을 드린다든지…많이 힘들어요.]

간병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정형선 교수/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 가족이 간병을 할 때는 가족이 시간을 뺏기고, 힘들고. (간병인을) 고용해서 간병할 때는 돈이 들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겪는 거죠.]

병원의 간병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간병을 가족에게만 부담 지우고 사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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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덕기 기자, 노노 간병하는 경우가 고령화가 급속한 만큼 늘어나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거죠?

<기자>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79살이 조금 넘고 건강 수명, 즉 건강을 유지하는 나이는 73살입니다.

지금도 평균 말년 6년은 병을 앓는다는 얘기인데 병치레 기간이 점점 늘어나는 걸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 기간만큼 간병이 필요한데 노노 간병을 해야 한다면 세계 1위인 노인 빈곤율 등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기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경제적 부담은 어느 정도 인가요?

<기자>

앞서 보셨듯이 중증환자 보호자가 한 달 동안 간병인을 고용하면 225만 원이 드는데요, 60대 부부가 생각하는 최소생활비 167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액수입니다.

<앵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조사도 있나요?

<기자>

지난 2013년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조사가 있습니다.

암환자 보호자 310명 가운데 67%나 우울증 증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35%는 당장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해 본 보호자도 18%나 됐습니다.

<앵커>

안타깝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대책이 필요하겠네요. 잘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형진·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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