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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먼저 발견된 세월호 선장 여권에 거듭된 한숨'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4월 3일(월)
■ 대담 : SBS 정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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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세월호 인양 현장인 목포 신항에 나가 있는 SBS 보도국 경제부 정호선 기자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정호선 기자,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들이 진행 중입니까? 물을 더 빼야 한다는데 구멍을 어떻게 뚫는 건가요?

▶ SBS 정호선 기자: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겨놓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게'입니다. 현재 세월호 무게는 1만 3천460톤으로 추정되는데 세월호를 들어 올릴 운송장비 '모듈트랜스포터'가 감당할 수 있는 건 1만 3천 톤 정도인데요. 4일 자정까지 무게를 줄이지 못하면 다음 소조기까지 15일을 또 기다려야 하는만큼 시급한 작업 상황을 감안해 21곳에 추가로 구멍을 뚫기로 했습니다. 또 어젯밤부터 세월호 침몰지점에서 해저 수색작업이 시작됐습니다. 2014년 11월 수색이 중단된 지 873일 만에 재개되는 건데요. 우선 수색 지역에 바다 속에 있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유실 방지를 위해 쳐놓은 펜스 주변에 유해나 유실물 등이 있는지 수색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포 신항 반잠수선 갑판 위에서는 하루 종일 펄을 치우는 작업이 계속됐습니다. 해수부는 4일까지 펄 정리를 마치고 세월호를 들어 올릴 특수 장비인 모듈 트랜스퍼를 설치해 오는 6일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모듈 프랜스포터도 속속 이곳 목포신항으로 이송돼 오기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462대, 장비를 6줄로 세운 뒤 세월호를 들어 올려 육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배에서 나온 펄은 유해나 유류품이 있을 수 있으니 세심하게 작업을 해야 겠네요. 그런데 세월호에서 동물 뼈가 또 나왔다구요? 

▶ SBS 정호선 기자:

지난달 28일에도 유해 7점이 발견됐는데 돼지뼈로 밝혀져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어제 비슷한 구역에서 돼지로 추정되는 5~6cm 유골 9점이 발견 됐습니다. 뼈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혹시라도 가족이 돌아왔을까 기대감을 품었지만 다시 실망해야 했습니다. 승무원과 승객, 화물만 실렸다는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동물 뼈가 계속 발견돼 그 정체를 두고 추측이 분분한데요. 세월호에 실린 화물차에 동물이 실렸을 가능성, 승객들이 애완견을 데리고 탑승했을 수도 있고요. 또 승객이 먹은 음식이나 식당 칸에서 사용한 식재료가 발견됐을 수도 있습니다. 국과수는 발견된 뼈를 수거, DNA 감식 결과를 통보할 예정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승객을 버리고 속옷차림으로 가장 먼저 탈출했던 이준석 선장의 여권도 나왔다고요?

▶ SBS 정호선 기자: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해 국민적인 공분을 산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소지품이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것인데요. 소지품도 챙기지 못할 정도로 탈출하기에만 급급했던 이 선장의 당시 비정한 모습이 다시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발견된 곳은 선수 쪽 조타실 아랫부분으로 세월호 참사 직후 이 선장이 속옷차림으로 구조된 곳. 선장이 해경에 구조되면서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고요. 이 선장은 세월호가 기울 당시 승무원들과 조타실에서 머무르다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에 옮겨 탔죠. 그는 당시 제복도 입지 않고 팬티 차림으로 황급하게 탈출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해경함정에 올라타 무사히 부두로 옮겨졌지만 가장 먼저 탈출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에 붙잡혔고요. 살인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무기징역이 확정돼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미수습자와 희생자들의 소지품을 찾기 위해 세월호가 인양됐지만 이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이 선장의 소지품이 먼저 돌아온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세월호를 처음 끌어올렸을 때만 해도 외형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육지에 도착해 근접 영상을 보니까 부식이나 훼손이 생각보다 상당히 심하더군요?

▶ SBS 정호선 기자:

어제 세월호 유가족들이 배를 타고 나가 직접 눈으로 확인했는데요. “찢기고 녹슬고 부서진 선체 폭탄 맞은 것 같아 볼 수가 없었다" 오열하기도 하고, 가족 일부는 쓰러졌습니다. 3년 만에 해저에서 끌어올려져 목포항에 도착한 세월호의 부식과 훼손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기에 노출되면서 부식 속도가 빨라진 데다 인양 과정에서 곳곳이 훼손돼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요. 물 밖으로 갓 올라왔을 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부식이 진행된 면적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선수 부분은 처음 세월호를 들었을 때 와이어가 파고들어 6∼7m 넘게 찢겨나갔고요. 특히 객실이 있는 선미 쪽은 파손 상태가 더 심각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침몰하면서 해저와 닿은 충격 때문인지 철제 난간 등 각종 구조물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찢겨 처참한 모습입니다. 

또 구조물이 구겨지고 찌그러지면서 선체 내부를 맨눈으로 볼 수조차 없는 상태였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잘려나간 선미 좌측 램프 부분은 큰 구멍이 뚫려 있었고요. 이곳을 통해 쏟아져 내리다 걸린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와 포크레인이 위태롭게 걸려 있었습니다. 이 차량과 포크레인은 반잠수선 갑판 위에 쌓인 펄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제거된 상태인데요. 선체 창문 곳곳에 부착된 유실방지막은 오랜 인양 과정에서 훼손됐고, 일부는 아예 사라진 곳도 있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배수 등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도 곳곳에서 눈에 띄고요. 그리고 목포신항에는 주말에 세월호를 직접 보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 몰렸습니다. 목포지역 시민단체가 준비했던 수천 개의 리본이 이틀 만에 동이 나기도 했는데요. 세월호가 접안한 목포 신항 북문 쪽 철책 길에 수천 개의 추모 리본이 나부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 추모 리본에는 '안타깝다', '미수습자 수습 기원' 등 시민들이 일일이 적은 추모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 있는, 가슴 아픈 현장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오늘 연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SBS 보도국 경제부 정호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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