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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86 :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금요일엔 돌아오렴'②

북적북적 : 금요일엔 돌아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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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미지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 할 일을 해야 먼 훗날 미지를 만나서도 한 달 동안 바닷속에서 외롭게 했던 시간들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다…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미지가 바라던 세상, 그 길을 가느라 아빠는 바쁘다."

지난 회에 이어 세월호 특집 두 번째 시간입니다. 금요일에 돌아온다던 아이들이 탔던 세월호가 아이들 없이 금요일에 돌아왔습니다.

세월호 인양은 비교적 성공적입니다. 중간중간 과정에서 지연은 됐으나 실패는 없었습니다. 아직까진 성공적...그러나 정말 성공적일까요. 1만 톤이나 되는 배를 많은 비용과 고난도의 작업 속에서도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목적은, 9명 미수습자의 수습과 침몰을 불러온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 그리고 선체 보존 및 처리입니다. 여러 고비를 넘기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 과정이 어렵게 힘들게 진행되고 있지만 잘, 제대로 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은 곳곳에서 듭니다.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모두들 놀랍고 또 반갑고 또 안타깝고 여러 마음이 교차했는데 동물뼈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난 뒤에 그 허탈함, 실소가 나오는 허탈함이란, 보고 있던 저 같은 사람도 그랬는데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3년 동안 꾹꾹 누르고 담아놨던 분노와 아픔과 상처와 회한들이 모두 터져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3년 만에 찾은 팽목항에서는 그런 여러 마음이 교차합니다. 

두 번째 세월호 특집, 이번에도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실려있는 유미지 학생 아버지 유해종 씨 이야기를 읽겠습니다. 이 글은 맨 처음 작가기록단 작가가 미지 아버지 유해종 씨를 만나는 이야기, 그다음에 구술을 통해 기록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적혀있습니다. 

"미지 엄마, 아빠에게 16일은 삶과 죽음이 한 묶음으로 날아든 날이다. 미지의 생일은 3월 16일, 사고가 난 날은 4월 16일, 물에서 올라온 날이 5월 16일이다. 미지가 세상을 처음 본 날, 미지가 떠난 날, 미지의 마지막 모습을 본 날이 16일로 일치했다.

"미지가 나하고 농담을 잘해. 생전에 나랑 팔짱 끼고 드러누워서 '아빠, 이다음에 내가 아빠 비행기 태워줄게' 했어. 그 말 많이 하잖아. 딸 낳으면 비행기 탄다고... 미지가 나왔는데 그 생각이 딱 나는 거야. 헬리콥터를 딱 탔는데. 먼저 나왔으면 앰뷸런스 타고 올라왔을 건데 늦게 올라와갖고 헬리콥터 탄 거, 그것도 비행기잖아. 그죠? 그때 울음이 나더라고. 헬리콥터로 올라오는 동안 내내 관 옆에서 울었어. 와, 이 자식이 죽으면서까지도 약속을 지키려고 그랬을까."


3년이라는 세월 동안 세월호는 많은 것들을 달라지게 했습니다.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 입장이 좀 갈렸습니다. 선체 인양에 있어서도 갈라진 입장이 미묘한 차이를 만들었고 갈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분명한 건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가 많은 사람에게 다른 세상이 됐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구조와 수습과 수색과 인양 과정에서 이 정부의 민낯이 언론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것, 그걸 단초로 한 이후의 과정들을 통해 대통령은 파면당했죠.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여기까지입니다. 1080일 만에 찾아온 금요일에 세월호는 돌아왔습니다. 다음 주에는 생존 학생들의 이야기를 읽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작가기록단, 출판사 창비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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