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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안희정 "시도지사 평가 1위" 근거 따져 보니…

[사실은] 안희정 '시도지사 평가 1위
“7년 내내 시도지사 평가 수위, 지난 1년간 1위” (3.6 민주당 예비후보 토론회)
“도정 지지율 전국 1위 기록” (3.14 민주당 경선 TV 토론회)


안희정 후보(충남지사)가 자신을 세일즈 한 말입니다. 사실일까요?

● 사실은…‘이미지’ 조사

먼저 안희정 후보 측에 발언의 근거를 물어봤습니다.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하는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만족도 평가’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11개월 연속 1위를 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이번엔 리얼미터에 물어봤습니다. 시도지사 직무수행 만족도 평가라는 것을 어떻게 진행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리얼미터 측은 우선 질문지는 제공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질문지를 불러주겠다고 해서 받아 적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장 평가입니다. 선생님께서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지사로서 도정 운영을 얼마나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리얼미터 측은 직무수행 만족도 평가를 묻는 질문이 이것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충남도민 5백 명에게 집 전화를 걸어서 묻는 방식입니다. 자동응답입니다. ①매우 잘하고 있다 ②잘하는 편이다 ③잘못하는 편이다 ④매우 잘못하고 있다 ⑤잘 모르겠다, 이렇게 5가지 답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시도지사 평가 1위”가 나온 것은 1번과 2번을 선택한 도민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는 뜻입니다.

안희정 후보는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돼 7년째 충남도를 이끌고 있습니다만, 이런 조사로 안 후보의 ‘도지사 7년’을 평가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리얼미터 조사는 도정 평가라기보다는 사실 이미지 평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 ‘도지사 7년’, 전문가의 평가는?

이미지 평가 말고, 좀 더 자세한 평가를 참고할 만합니다. 행정자치부가 매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라는 걸 실시합니다. 일반행정, 사회복지 등 9개 분야를 나눠서 시도를 평가하는 건데, 각 분야마다 좋은 순서대로 ‘가-나-다’의 평가가 이뤄집니다. ‘가’ 등급이 가장 높은 평가죠. 행자부는 과거 9개 분야 가운데 ‘가’ 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지자체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자료를 낸 적이 있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재임한 충청남도는 어땠을까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우수한 평가’를 받은 적이 한 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 지사는 2010년에 취임했지만 그 2010년의 도정 평가는 2011년에 발표되므로, 2011년부터 살펴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건 전문가 100여 명이 도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의신청까지 받은 뒤에 발표한 결과이므로 충남도 수긍한 데이터라고 보면 됩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이렇게 해명합니다.
[사실은] 안희정 '시도지사 평가 1위

“지자체 합동평가는 행자부 주관으로 지자체가 수행하는 국가위임사무, 국고보조사업을 대상으로 국정운영의 통일성을 높이고 표준을 맞추기 위해서 진행하는 실태조사에 가까움. 지방정부끼리 비교하는 목적의 평가가 아님. 또 충남은 2016년 9개 분야 중 유일하게 사회복지에서 ‘다’ 등급을 받았지만, 같은 해 복지부에서는 보육시책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음.”

여기에 이런 해명도 덧붙여왔습니다.

“지자체 합동평가에서 서울시가 늘 최하위. 2016년 평가에서도 서울시는 가등급 1개, 나등급 3개, 다등급 5개로 특별-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함”

● 충남도 예산 100억 날리기도…

지자체 합동평가에서 눈에 띄는 부분도 있습니다. ‘지역경제’ 부문에서 충남이 7년간 가등급을 한 번도 못 받은 것이죠. 안희정 지사 체제의 가장 큰 실패로 꼽히기도 하는 ‘황해경제자유구역 무산’이 그 지역경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이라는 게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다 보면 나오는 서해대교, 많이들 아실 텐데요, 그 서해대교 근처의 항만과 부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서해안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사실은] 안희정 '시도지사 평가 1위
안 지사 재임 기간 내내 충남이 여기에 투자자를 유치하려고 애를 썼는데, 결국 아무도 투자를 못하겠다고 두 손 들었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니까 땅값이 막 올랐는데, 그게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스러웠고, 주민들 입장에선 마음대로 재산권 행사도 못하고, 7년 내내 아주 골치를 썩다가 결국 2014년에 경제자유구역이 자동 해제됐습니다. 충남도는 이 사업 실패하는 바람에 예산 100억 원을 써놓고도, 얻은 게 없었습니다.

● 사기꾼에게 속은 충남도…

100억 날린 게 다가 아닙니다. 사기꾼한테 농락당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세계화상발전기금의 유 아무개 씨라는 사람이 2012년 황해경제자유구역 투자를 포기한 (주)당진테크노폴리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는데, 충남도는 ‘투자확약서’를 제출하는 걸 조건으로 사업자 변경을 해줍니다. 근데 그 ‘투자확약서’라는 것이 위조됐다는 사실을 공무원도 아니고 주민이 알아낸 겁니다.

유 아무개 씨는 중국의 ‘태주절강기업가협회’라는 곳에서 투자를 약속했다고 주장하면서 서류를 냈지만, 주민 가운데 한 분이 실제로 중국의 태주절강기업가협회에 전화를 걸어 보니까, 그쪽에서는 투자를 확약하는 계약서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로 알고 서명을 한 건 맞다, 그러나 당장 투자할 계획은 아니다, 라고 답한 겁니다. 중국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들통날 일인데, 충남도는 6개월간 그 전화 한 통을 안 해본 거죠. 유 씨는 당시 사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 경제자유구역청은…“문제 있는 인력의 대피소”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저서 ‘콜라보네이션’에서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실패 원인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경색” 탓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내부에서 황당한 반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충남도가 직접 발간한 사업 백서를 보면 실패를 가져온 지자체의 문제를 지적하길, “도의 인력운영이 문제였다. 시군에서 도 전입을 위한 보직경로로 이용하거나 문제 있는 인력의 임시대피소, 승진자 보직경로로 이용한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시도간 형평성이나 인력운용의 숨통을 트고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다고 본다”는 부분이 나옵니다.
[사실은] 안희정 '시도지사 평가 1위
특히 “인력 운용 숨통을 트려고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다고 본다”는 내부의 반성은 황당할 뿐입니다.

충남도는 그런데 당시 이 사안을 감사하거나 관련자를 징계한 적이 없습니다. 안희정 후보 측에 물어보니, 지방자치법 159조상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행자부 승인 조합이라서 충남도에서 감사 권한이 없었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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