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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1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강남구 삼성동 자택은 다시 주인을 잃었습니다.

이달 12일 청와대를 떠나 집으로 돌아온 지 18일 만입니다.

오전 6시30분 서재와 침실이 있는 2층은 불이 꺼져 있고 거실이 있는 1층에만 군데군데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이영선 경호관이 오전 5시께 집에 들어갔다가 1시간 뒤 나왔으며, 수백 명씩 모여들었던 지지자들의 숫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구속 소식을 접한 근혜동산 김주복 회장은 오전 3시 45분쯤 집 앞에서 삭발했고, 몇 안 되는 지지자들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습니다.

한 여성 지지자는 팔짱을 낀 채 한숨을 내쉬며 박 전 대통령의 집을 바라봤고, 또 다른 여성 지지자는 담벼락 앞에 붙은 사진을 어루만지며 엉엉 울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노숙하던 지지자들 10여명은 구속 결과가 나오고 나서 "벼락 맞아 죽을 놈들"이라고 소리치며 울분을 토하다 7시 30분쯤 모두 돌아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에서 지내면서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5선을 했으며 정치권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1979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잃고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은 중구 신당동, 성북구 성북동, 중구 장충동 등 서울 강북에서 살다가 1990년 강남구 삼성동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은 공시가격 기준 대지(484.00㎡·146평)와 건물(317.35㎡·96평)을 합친 27억 1천만원으로 신고됐습니다.

정치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을 칩거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동 자택은 늘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삼성동 자택의 유선전화는 박 전 대통령을 1998년 국회 입성 때부터 그림자처럼 수행해오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 명의로 개설돼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은 2002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출입기자들을 초청하며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고, 이후 2004년 당 대표 시절에도 몇 차례 기자들을 집으로 불러 식사를 했습니다.

당시 집 안 곳곳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는 그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그린 그림,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수놓은 한반도 액자, 가족사진 등이 걸려 있었습니다.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하고 나서 삼성동 자택은 4년 넘게 비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삼성동 자택 내부를 보수하는 데 꼬박 사흘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정작 주인은 또다시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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