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시설을 갖춘 선진국형 훈련센터의 탄생에 대한체육회는 큰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해결해야 할 몇가지 문제로 고민이 깊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선수촌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우선 직원들의 숙소 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특히 선수들에게 삼시 세끼 맛있는 식사를 공급하는 식당의 직원들이 70여명 되는데 이들은 현재 모두 서울과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진천으로 옮길 경우 숙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직원들의 수급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일들은 예산만 더 확보된다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결코 쉽게 풀 수 없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학생대표선수들의 수업 문제입니다. 현재 태릉선수촌에는 중,고,대학생 선수들이 입촌해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다니는 학교는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선수촌이 진천으로 이전한 뒤에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려면 최소 한시간 반, 왕복으로는 3시간이 소요됩니다.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데 공부도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학교에서 체육특기자들에 대한 배려나 특혜도 모두 사라진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대표팀 훈련이나 국제대회 출전의 경우에는 출석 일수가 부족해도 시험이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아도 점수를 주거나 학점을 인정해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부정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김영란법 시행과 정유라의 이화여대 체육 특기자 입시 부정 등으로 학교들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가 더욱 엄격해졌습니다.
체육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와 대학교총장협의회 등과 그동안 다양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해결 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수촌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근 태릉선수촌장은 "해결책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 교육부는 수업을 듣지 못하면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게 원칙이고 우리 선수들은 훈련도 해야하고 국제대회도 나가야 한다. 합의 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대안으로 진천 선수촌 안에 강의실을 마련해 대회 출전으로 학교에 가지못한 선수들이 빠진 수업이나 과목을 동영상 강의 등으로 이수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학교나 교육부가 이런 보충 강의를 인정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모 체육대학의 교수는 "현재 상태라면 최악의 경우 국가대표가 되는 선수는 모두 휴학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20대 남자 선수들은 휴학을 하면 군대 영장이 나오기때문에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