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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에서 3박 4일…미수습자 가족 상황 직접 보니

<앵커>

세월호 인양 처음부터 3박 4일 동안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한배에서 생활한 조을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그 뒷얘기 들어봅니다. 처음에는 시험인양이었으니까 가족분들도 바다에서 3박 4일이나 머무를 줄은 아마 모르셨을 것 같은데요, 어땠나요?

<기자>

사실, 가족들도 본 인양까지 쭉 진행될 거란 기대가 없어서 별 준비 없이 어업지도선에 올라탔다가 그게 3박 4일이 된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 모두 단벌옷 하나로 버텨야 했고요, 처음에는 1인당 김밥 1줄, 컵라면 몇 개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굶고 있던 20여 명의 기자에게 얼마 없는 컵라면을 나눠주고 배려해줘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는데요, 먹을 게 떨어질 때쯤 다행히 기자들이 짐을 보급선 편으로 받아서 가족들과 같이 나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가족분들이 배에서 잠은 주무실 수 있었나요?

<기자>

숙소랄 것도 마땅치 않은 배라서 선원들의 빈방에서 같이 쪽잠이라도 자는 일부 가족들은 운이 좋은 경우였고요, 선실 바닥이나 의자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도 테이블에서 엎드려 자거나, 바닥에서 카메라 삼각대를 베고 한두 시간 자기도 했는데 뼈 마디마디가 쑤시더라고요.

그러니 저보다 연세가 한참 위인 그분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당시 거기서 깔고 잘 수 있는 종이상자가 얼마나 귀했는지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더 힘드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떠셨을까요?

<기자>

힘들어도 부모는 부모, 가족은 가족인 것 같습니다.

다윤 어머니 박은미 씨에게 힘드시지 않냐고 물었더니, "딸에 비하면 내가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라"면서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일부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땐, 가족들이 오열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가족들은 조금이라도 더 잘 보려고 이렇게 높은 단에 올라가서 세월호를 바라보는데 저도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앵커>

오래 취재해 왔으니, 그분들 마음을 좀 더 잘 헤아릴 것 같은데, 어제 '돼지 뼈 소동', 가족분들은 어떤 마음이실까요?

<기자>

저도 너무 놀라서 안 그래도 전화로 괜찮은지 여쭤봤는데요, 권오복 씨는 사실 국과수 발표가 있기도 전에 대번에 뼈를 보자마자 돼지 뼈인 걸 알아봤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현장이 엉망인지 알게 되는 대목이었는데요, 가족들은 허탈했지만 3년을 기다렸는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었겠냐면서 또 한 번 감정을 삭이고 인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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