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1년 전 전두환·노태우 섰던 대법정서 재판받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달 중 재판에 넘겨집니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대규모 방청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다수 재판이 열리는 소법정이 40석 규모, 중법정이 102석인데 비해 대법정은 150석입니다.

417호 법정은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사태 및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됐을 때 나란히 섰던 곳입니다.

21년 만에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로 박 전 대통령이 이 곳 피고인 석에 서게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21년 전 법원은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 모습을 언론이 촬영하도록 허가했습니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같은 취지에서 법정 내 모습을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417호 법정은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재판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씨를 비롯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가 기소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광고감독 차은택씨, 최씨 조카 장시호씨 재판이 모두 이 법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400억원대 뇌물을 건네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도 같은 법정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재판은 현재 준비 절차가 진행중이라 이 부회장이 417호 법정에 선 적은 아직 없습니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1차 공판도 내달 6일 417호 법정에서 열립니다.

이들 재판은 그간 중법정에서 진행됐지만 당일 김 전 실장 등이 처음 출석하는 만큼 방청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넓은 법정에서 기일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5월 대선 이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판에 넘겨진 후부터 첫 준비절차까지 대략 2주의 시일이 걸리는 데다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5월 중순에나 첫 기일이 잡힐 것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