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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6시간 만에 '동물 뼈' 번복…할 말 잃은 가족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3월 29일(수)
■ 대담 :  SBS 류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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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시사전망대에선 세월호가 완전 인양이 될 때까지 세월호 관련 소식 전해드릴 예정인데요. 인양 현장에 나가 있는 SBS 류란 기자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어제 미수습자 가족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을 놀라게 했던 미수습자 추정 유해 발견 소식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물뼈라고요?
 
▶ SBS 류란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거의 어제는 정말, 예 혼란한 상황이 연달아 벌어졌던 그런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어제 오후 존재가 알려졌던 반잠수선 갑판 위에서 발견된 유골은 사람이 아닌 동물의 뼛조각이었습니다. 해양수산부로부터 문자가 온 건 어젯밤 9시쯤이었는데요 ‘국과수 검증결과 동물뼈 7점으로 확인’ 이렇게 왔습니다.

추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검증 결과 오전에 발견된 유골은 7점이고, 모두 동물 뼈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국과수 관계자들은 유골의 외관상 돼지뼈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고, 유골을 수습해 강원도 원주 본원으로 옮겨 정확한 감식을 할 예정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는지 참 안타까운데요?
 
▶ SBS 류란 기자:
 
네 시작은 어제 오후 3시 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수부에서 ‘미수습자 추정 유해를 발견했는데 확인 절차를 진행중이고 한시간 뒤인 4시 반에 긴급 브리핑을 한다‘ 이렇게 공지가 왔던 건데요. 해수부는 브리핑에서 "오전 11시 25분쯤 반잠수선 갑판 위, 세월호 선수 좌현 근처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4에서 18㎝ 크기의 유골 6조각과 신발 등 유류품 일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수부가 이후 해경과 국과수 등에 긴급히 인력파견을 요청, 국과수 관계자와 미수습자 가족 6명이 저녁 7시쯤 해경 경비정을 타고 반잠수선에 올라 유골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유골과 동물의 뼈는 확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과수 전문가가 현장에 도착하고 유골을 확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물뼈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혼선을 드리고 소동을 벌인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앞으로는 세월호 작업 현장에 법의학 지식이 있는 해경이 상주하도록 해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왜 세월호 주변에서 동물뼈가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는 해수부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화물칸에 동물을 실었다는 내용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거든요. 일각에서는 식재료이거나, 화물차에 신고하지 않은 동물이 실렸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수부가 브리핑에서 뼛조각과 함께 발견됐다고 한 신발은 '현장 작업화'로 확인됐습니다. 이것도 그러니까 유류품이 아니었던 셈이죠. 해수부는 유골 발견 이후 중단했던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고정하는 작업과 날개탑 제거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고요. 내일 전후 해서 목포신항으로 출항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무엇보다 가족들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 SBS 류란 기자:
 
가족들 입장에선 어제 저녁에 미수습자 유해일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듣고 바로 국과수 직원들과 함께 배를 타고 현장에 갔었는데, 이 배 위에서, 배를 탄 상태에서 ‘미수습자 유해가 아니라 동물뼈이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밤 10시쯤 진도군 서망항으로 배가 복귀하고 여기서 내린 가족들을 보러 갔는데 정말 굳은 표정에 그리고 진이 빠진 표정이었습니다. 어제 또 밤에 진도에 비도 오고 좀 쌀쌀했거든요 굉장히 지쳐보였습니다.

저희가 조계종 위원장님이라고 부르는 가족 대리인 역할을 해주고 계시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이 가족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서 간단히 입장을 밝혔는데 가족들이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유해가 아니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고 너무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 심정을 어떻게 미루어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제 이 미수습자 유해로 추정된다, 해수부의 이런 설명이 있었을 때 바로 즉각 가족들이 보인 반응은‘그렇다면 그게 왜 세월호 바깥에, 반잠수선 위에서 발견됐느냐‘였어요. 수색을 해서 나온 게 아니고 지금 배수 작업이 한창인데 선체 바깥에서 발견이 된 거잖아요. 그만큼 지금 유실 방지가 잘 안되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러면 나머지 미수습자들의 유해도 유실이 되어서 발견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 이런 걱정이 많았거든요.

배를 타고 현장에 나가겠다고 가족들이 요청한 것도 현장을 우리가 좀 봐야겠다, 유실방지 대책과 목포 신항 이동 조치를 잘 마쳤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이런 이유였거든요 그래서 참 어젯밤에 유해가 동물뼈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정말 가족들 입장에선 복잡하고 많은 감정이 오갔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또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중요한 일정이 남아있죠?
 
▶ SBS 류란 기자:
 
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 8명이 어제 국회 본회의 의결로 선출되면서 공식 출범했는데요. 첫 공식 일정으로 오늘 미수습자 가족들을 찾아 선체 정리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듣는 그런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어제 오전에 미수습자 가족들이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되면 바로, 당장 내일, 그러니까 오늘이죠. 팽목으로 와서 우리를 좀 만나달라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 이렇게 강력하게 간곡하게 요청을 했었는데 그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위원들끼리도 지금 누구보다 힘든 상황에 놓인, 그리고 앞으로 미수습자 수습이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의 당사자인 이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첫 공식 일정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상징적인 부분도 있으니까요.

첫 공식 일정이라는 게 특히나 지금 빠른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 객실 부분을 절단해 바로 세우는 이른바 '객실 직립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쪼록 선체조사위가 정말 제 역할을 잘 해줘야 하는 그런 시점인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내일 또 연결해서 다시 진행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SBS 보도국 류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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