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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수혜?…축협 조합장 임기 2년→6년 자동연장

지난 24일 치러진 충북 보은옥천영동축협 조합장 임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애초 2년 임기의 조합장을 뽑으려했던 선거가 구제역 때문에 한 달가량 늦춰지면서 6년 임기로 자동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 축협 조합장 선거에는 2명이 출마해 구희선(55) 조합장을 재선출했다.

조합원 86.2%가 참여한 투표에서 구 조합장은 71.9%의 압도적 지지로 상대 후보를 제쳤다.

문제는 농업협동조합법이 농협·축협·수협·산림조합장 동시선거에 맞춰 정해 놓은 조합장 임기다.

이 법은 차기 선거일(2019년 3월 20일) 기준으로 남은 임기가 2년 이상이면 이날 동시선거를 하고, 미만일 경우 4년 늦은 2023년 3월 20일 선거를 하도록 정해놨다.

새로 선출되는 조합장 임기를 최소 2년 이상 보장한 조치다.

이 축협의 애초 선거일은 2월 21일이었다.

이때부터 따지면 임기가 2년 이상 남겨져 다음 선거는 2019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5일 이 지역에서 터진 구제역 때문에 이날 선거는 무산됐고, 이후 다시 잡은 선거일이 지난 24일이다.

이때부터 다시 계산할 경우 새 조합장은 2019년 동시선거일까지 임기 2년을 못 채운다.

정확히 따져 기준에서 '4일'이 부족해 다음 선거가 2023년으로 자동 연기된다.

고민하던 축협 이사회는 지난 11일 두 후보를 불러 임기 2년을 다짐받고, 2019년 3월 20일 자로 작성한 사퇴서도 미리 받았다.

축협 관계자는 "두 후보가 애초 예정된 임기 이행을 약속한 것이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증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서약은 현실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게 상급기관의 해석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일은 법에 정해져 있으며, 조합별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법이 보장한 임기를 제멋대로 단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장의 새 임기가 2023년으로 못 박힌 만큼 도중에 그만두게 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구 조합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임기 단축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다만 축협 안팎에서는 당사자 스스로 양심에 입각해 결정할 문제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입후보 당시 임기는 2년이었고, 조합원도 이런 조건에서 투표했다"며 "예기치 않은 구제역 때문에 투표일이 늦춰졌을 뿐 등록사무는 유효했던 만큼, 임기에 대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조합은 2015년 3월 '보은축협'과 '옥천영동축협'이 합병돼 탄생했다.

이 때문에 조합장과 임원 임기는 합병일로부터 2년 자동 연장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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