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이언 사퇴 간접 압박?…느닷없는 '폭스뉴스 홍보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미국건강보험법, 일명 '트럼프케어'가 미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놓고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27일) 밤 9시 방송되는 폭스뉴스의 '제닌 판사와 함께하는 정의'를 많이 시청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평소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애정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하루 전날 트럼프케어 표결 무산으로 후폭풍이 거센 와중에 느닷없이 특정 TV프로그램 시청을 권유한 것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 제닌 피로는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트럼프케어 무산'과 관련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피로는 "라이언 의장은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표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진행자의 입을 통해 라이언 의장의 자진사퇴를 에둘러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검사 출신의 진행자 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백악관과 하원의장 측은 긴급 진화에 나섰습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의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제닌 피로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일 뿐 라이언 의장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 측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언 의장과 다시 대화를 나눴고, 트윗 글은 라이언 의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단 대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언 의장의 우호적 관계는 유지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라이언 의장의 역할론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는 평가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케어가 부결되더라도 라이언 의장의 의장직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백악관 내부에서는 라이언 의장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는 게 미 주류 언론들의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