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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목동여관 23 : 귤화위지도 아니고…LA에선 여혐범죄, 한국에선 '무동기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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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단기체류 중이던 한국남성이 길에서 동양인 여자를 보고 한국인이냐 물은 뒤 망치를 24차례 휘둘렀습니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피해여성은 (당연히) 커다란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남성은 살인미수 뿐 아니라 여성혐오에 따른 증오범죄 혐의가 추가돼 기소됐습니다. 미국 법은 특정 성, 인종, 종교 등에 대한 '증오범죄'를 심각한 범죄로 간주하고, 증오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무거운 가중처벌을 선고합니다.

어디서 일어났든 일어나선 안됐던 끔찍한 일이지만, '만일 우리나라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든 대목입니다. 공권력과 언론이 초기엔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몇몇 매체에 뜬 단신 몇 줄에 그토록 많은 시민들이 강남역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건 결국, "무섭습니다" 라는 절규, 이제는 여성혐오 범죄에 대해 대책을 세워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증오범죄에 대한 예방책과 처벌 강화가 논의될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공권력은 끝끝내 증오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년 동안 비슷한 폭행사건이 (계속) 잇따르고 있습니다. LA 검경이 이 사건을 '살인미수 여성혐오 증오범죄'로 처리할 동안, 우리는 이를 '무차별폭행'이라 부릅니다.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무차별폭행'이 '무동기폭행'으로 바뀝니다.

이 와중에 여성화장품 광고는 지하주차장 데이트폭력 상황을 연출하고, "오빠 더 때려줘" 같은 대사를 넣습니다. 셀카보정 앱 광고에서, 셀카보다 예쁘지 않은 여학생은 옆반 남학생에게 뺨을 얻어맞습니다. '이대로 괜찮지 않은'  광고들에 나타난 여성비하와 폭력의 문제 짚어봅니다.

목동여관 23회. 보도국 권애리 기자, 정석문/이윤아 아나운서, 조영진 PD, 윤선영 편집기자, 김세연 작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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