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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개미투자자 노리는 '대선테마주'의 함정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3월 25일(토)
■ 대담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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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경제브리핑,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많은 상황이었는데. 그동안 박스피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코스피. 지금 전고점 돌파까지 시도하고 있어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이 박스피라는 말에 아시는 분들 다 아실 텐데요. 박스권, 그리고 여기에 코스피를 합성한 말입니다. 우리 증시가 아무리 잘 올라도 2,200선을 상단으로 그리고 1,800선을 하단으로 해서 오르내리는 게 거의 만연화 돼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식을 2,200에 가까우면 팔고, 1,800선에 가까워지면 사고. 이러다보니까 박스피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박스피 상단을 터치하고 위로 올라갈 기세입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가 지난 2011년 7월에 기록했던 2,228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국내 경기도 좋지 않고 사람들 돈도 없다고 하면서 어떻게 된 일이냐. 사실은 지금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시가 총액 상위 종목군들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굉장히 대형주들, 수출주 위주로 오르고 있어서. 사실 코스닥 지수 특히나 중소형주에 투자하고 계신 개인 투자자들은 이렇게 지수는 올랐는데 왜 내 계좌, 내 주식은 오르지 않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어쨌든 그렇다 하더라도 이 수출주들이 오르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이 되면 기업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니까 이처럼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또 하나가 외국인들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역시.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 거의 1년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이다 보니까 시장의 흐름이 개인 투자자는 오히려 팔면 외국인들이 받아서 지수를 점점 올려가는 양상인데요.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지금 사드 관련 중국의 보복이 남아있고요. 그 다음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아직 제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고요. 그리고 차기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등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 여기에 따라서 앞으로 주가 향방, 주가 상승 탄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궁금한 것이 사실 최근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올렸었고. 앞으로도 인상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미국 금리가 오르면 보통 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이 되잖아요. 그런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렇게 한국 주식을 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코스피 전고점 돌파 시도의 동력은 역시 외국인의 바이코리아인데요.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서만 국내 주식을 5조 5천억 원 어치 순매수 했습니다. 그리고 월간 단위로 보게 되면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러면 왜 이렇게 국내 주식을 사들이느냐.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이 볼 때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싸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다른 나라에 비해서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국내에서 정치적 리스크, 정치적 위험이 사라지니까 미국, 유럽, 일본, 중국까지 선진 증시가 다 올랐는데 한국 증시만 제대로 못 올랐다는 겁니다. 특히나 이제 중국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제 때 못 올랐다는 건데요. 기업들이 재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원화 강세입니다. 사실 미국이 3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니까 미국계 자금,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오히려 이런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겁니다. 달러는 약세, 그리고 원화는 워낙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 얘기는 미국 FRB, 미국 연준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치 수준에서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미국이 조만간 환율과 같은, 내부적으로 환율 보고서를 내놓는데. 미국도 자국 기업들에 있던 수출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달러 약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다.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이 있겠네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맞습니다. 이런 것들이 맞물리다 보니까 외국인은 앉아서 원화가 강세 부리고 할 경우에는 앉아서 환차익까지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는 조금 더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파면 선고가 나오면서 일단 정치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셈이 됐는데요. 앞으로 또 조기 대선이 남아있고. 그런데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뒤늦게 또 가세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데요. 피해가 있는 게 아닌지 걱정도 되는데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맞습니다. 사실 전고점을 돌파했는데. 가장 큰 변수들이 무엇이냐. 내부적인 변수로는 다소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일단 개인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례,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산다고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맞습니다. 삼성전자가 210만 원 이상 넘어가니까 나도 한 번 투자했으면 그 사이에 얼마를 벌었을 텐데. 이런 심리가 있고요. 또 기관들, 공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관들과 외국인만 할 수 있는 매매 형태인데요. 공매도라는 것은 주식 하락을 예상해서 주식을 먼저 매도하고 나중에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싸서 파는 매매 행위입니다. 이런 것들이 전형적으로 상투에서 나타나는 패턴들인데요. 개인들이 실제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액이 7조 원대를 넘어섰고. 또 증권사들이 공매도를 위해서 주식을 빌린 잔액은 6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대세상승기다, 경기 회복이 바닥에 깔린 대세상승기라면 이 정도 물량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빚을 내면서까지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낼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겁니다. 사실 주식이라는 것은 시간과 이자의 싸움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개인에게 불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사실 한국 경제의 뇌관 자체가 큰 문제고. 또 빚을 내서 만약에 주식 투자를 한다. 그러면 이자율 이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건데.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코스피가 이제 거의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 예상대로 낙제점이었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자료를 보면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순매수 종목 20개 종목 가운데 14개 종목이 내렸습니다. 수익률을 보니까 오히려 –2.9%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5% 올랐고요. 외국인들의 수익은 13%, 기관들의 수익률은 14%를 웃돕니다. 한마디로 폭등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만 시장수익률은커녕 손실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유는 당연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정보력 측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굉장히 열세입니다. 그리고 외국인들 같은 경우에는 우량주를 주로 투자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간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지금 코스닥주는 여전히 600선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냐. 좀처럼 개인이 시장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대선이 얼마 안 남았어요. 5월 9일인데. 항상 선거 때마다 보면 테마주, 이른바 누구 테마주, 누구 테마주 이런 것들 나오잖아요. 어느 정도로 봐야 되나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반기문 전 UN 총장이 사임하자마자 그날 정말 개인 투자자들, 특히 대선 테마주들은 곤두박질쳤습니다. 사실 대선일이 가까울수록 이런 대선 테마주들의 주가가 급등락 하는데요. 그러면 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종목들 과연 실적은 어떤지 따져보면. 상당수가 영업 손실을 내거나,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보니까 테마주 82개를 골라서 실적을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조사 대상 82개 종목 가운데 영업 손실을 냈거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59%에 달합니다. 그러니까 이 테마주들의 주가는 실적과 관계없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특히나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뛴 종목들이 있다. 이게 누구의 손해냐.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이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테마주라는 것들이 보면 유력한 주자와 인적으로 아주 친한 관계다. 아니면 관련 친인척 관계가 있다. 이런 소문이 나면서 하는 건데. 이게 보면 근거 없는 내용들이 많고.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특히 SNS가 굉장히 발달하다 보니까 사진을 합성하거나, 조작하거나, 누구랑 사진을 찍었다던가. 아니면 학력을 내세운다던가 같은 고향이다, 친지다, 아니면 대선주자들의 친인척 일가까지 다 엮으면서 범람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또 그런 정보에 혹하실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런 면을 또 작전 세력이 이용하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식하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증시를 교란시키지 않도록 무려 150개 종목을 대선테마주로 분류하고 집중 감시하기로 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이 세 개 시장에 있는 2천여 개 종목입니다. 2천여 개 가운데 150개라면 거의 10개 가운데 한 개 꼴로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대선 정치 테마주와 관련해서 이른바 작전 세력, 주가 조작 등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를 포함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엄중히 조치한다는 건데요. 일단 시장 상황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면서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하면 해당 종목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인터넷 투자 사이트, SNS에 허위 사실을 자주 올리게 되면 수상한 게시자를 조사한다는 겁니다. 또 이를 신고할 수 있는 길도 있는데요. 정치 테마주를 포함해서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증권불공정거래 신고센터, 그리고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신고센터에 신고하시게 되면 포상금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포상금도 주는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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