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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오래 걸리는 인양법 택한 정부…최선이었다?

<앵커>

세월호 인양이 이렇게 오래 걸린 건 인양 방법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일부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양법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었죠. 오늘(24일) <사실은> 코너에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이번에 세월호를 인양한 방법 자체가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 방식이라고 하던데, 어떤 방법이길래 그런 겁니까?

<기자>

천안함 사진과 비교를 하면 알기 쉬울 것 같습니다.

천안함은 인양 당시 체인을 감아서 선체를 끌어올렸고요, 반면 세월호는 '리프팅빔'이라고, 쉽게 말해서 철제 '인양 받침대' 33개를 세월호 밑에 끼워 넣고 전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 노란색인가 보죠?) 네, 노란색 구조물이 인양 받침대인데요, 사람이랑 비교하면 크기가 짐작이 가시죠.

와이어나 체인을 넣어서 끌어올리는 것보다 이게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립니다.

지난해 4월부터 받침대 끼우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12월 말에야 끝났습니다.

<앵커>

보기에도 굉장히 크고 두꺼워 보이는데, 이런 것들이 배 밑바닥에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었던 모양이죠?

<기자>

공간이 있긴 있었는데, 상당히 공간이 부족하죠.

그래서 받침대를 끼우려고 세월호를 위아래로 살짝 들었다 놨다 반복했고요, 이것도 날씨 때문에 여러 번 지연이 됐습니다.

잠깐 이 모형을 보시면, 받침대를 끼울 때 지반, 그러니까 바다 밑바닥이 너무 단단해서 실패할 때도 있었고, 그때마다 지반을 파내야 했습니다.

이것 때문에도 시간이 많이 지연됐습니다.

<앵커>

이 받침대를 쓰는 방식을 쓰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당연히 해수부도 설명을 들어서 알았을 텐데, 알면서 한 거겠죠?

<기자>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해수부가 인양업체로 상하이샐비지를 선택하기 전에 민관 TF를 만들어서 인양 방법을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TF  최종 보고서 내용을 보시면 인앙용 프레임을 만들 경우에는 제작 비용, 또 소요 시간이 추가된다 이렇게 적시가 되어 있습니다.

인양이 오래 걸린다는 걸 해수부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앵커>

이건 프레임의 제작 비용과 소요 시간인거고, 지반이 단단하다는 사실도 해수부가 알고 있었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프레임은 아까 말씀드린 인양 받침대라는 거고요, 지반이 단단한 부분도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세월호가 묻혀 있는 곳은 단단한 퇴적물이라고 돼 있기 때문에, 인양 받침대 끼우기가 상당히 힘들 거라는 건 해수부가 알았을 겁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선체 바로 아래의 지질 상태는 물리적으로 조사할 수 없었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앵커>

거기까진 좋습니다. 그러면 이왕이면 빨리 인양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 유가족이나 미수습자 가족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굳이 선택한 이유, 해수부는 어떻게 설명을 합니까?

<기자>

'인양 받침대'를 쓸 때 가장 큰 장점은 선체를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와이어로 잡아당기면, 실로 손가락을 세게 누르면 아픈 것처럼, 좁은 면적에 큰 압력이 집중되니까 선체가 손상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유일하게 이 방법을 제안한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했다는 겁니다. 가격이 제일 저렴하기도 했죠.

해수부 입장은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는 건데, 미수습자 가족은 해수부가 오랜 시간 허송세월 보내다가 지금 그렇게 말하는 건 핑계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세월호 민관 TF가 이런 방식이 아닌, 천안함과 같은 방식을 썼으면 좋겠다고 제안도 했었다는데 말이죠. (와이어 방식을 권고했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 와이어 방식이 여러 가지 단점이 있어서 지금의 방식을 썼다는 것 아닙니까? 만약에 와이어 방식을 썼다면 미수습자, 유류품을 찾는 것에 지장이 있었을까요?

<기자>

당시 TF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교수에게 그 부분을 물어봤는데, 워낙 민감한 문제라면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알아볼 일들이 몇 가지 더 있는 것 같네요,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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