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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거미'보다 '폭격'이 무섭다…집에 돌아가는 꿈 꾸는 아이들

[리포트+] '거미'보다 '폭격'이 무섭다…집에 돌아가는 꿈 꾸는 아이들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난 15일, 월드비전은 전 세계 7개국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두려움과 꿈 보고서'(Fears and Dreams Report)를 공개했습니다.

시리아, 한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독일, 아일랜드 등의 7살부터 17살 아이들 각 100명에게 ‘두려움’과 ‘꿈’을 물은 보고서입니다.

2011년 3월 15일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정부 측의 강경 대응으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 6년째를 맞아 발표된 '두려움과 꿈 보고서'.

오늘 '리포트+'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7개국 아이들의 각기 다른 두려움과 꿈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 ‘거미’보다 ‘폭격’이 무서운 아이들

*그래픽
[김명직 / 9세 한국]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악몽입니다.”
[메디 / 6세 캐나다]
“저는 깜깜한 것과 거미를 무서워해요.”
[살레 / 14세 시리아]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폭격과 무기에요, 죽느냐 사느냐가 달렸으니까요.”
7개국 아이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을 묻자 한국의 9살 소년은 ‘악몽’, 캐나다의 6살 소녀는 ‘거미’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아동의 47%는 가장 무서운 것으로 ‘괴물과 귀신’을 뽑았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답변 중 눈에 띄었던 점은 9%의 아이들이 ‘체벌’을 두려운 것으로 꼽았다는 겁니다. 캐나다 아동의 73%는 ‘어둠과 거미’라고 답했죠. 뉴질랜드 아동의 38%는 ‘상어와 높은 곳’이 가장 무섭다고 답했습니다.

교육과 매체를 통해 접했을 ‘전쟁과 테러’에 대한 두려움은 호주(35%), 뉴질랜드(33%), 독일(64%) 아이들 사이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전세계 아이들이 무서워하는것
시리아의 14세 소년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폭격과 무기'로 뽑았습니다. 시리아 소년은 삶의 절반에 가까운 6년을 전쟁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43%의 시리아 아동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총을 겨누는 것’, ‘비행기 폭격’, ‘폭발’ 등 물리적인 위협이 되는 구체적인 전쟁 무기들을 언급했습니다.

'가족과의 헤어짐'이 가장 무섭다고 답한 시리아 아이들도 15%에 달했습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꿈꾸는 아이들
*그래픽
[조슈아 / 5세 캐나다]
“저는 경찰이 되고 싶어요.”
[로키 / 11세 뉴질랜드]
“가난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자스민 / 8세 시리아]
“제 꿈은 시리아로 돌아가서 할머니를 보는 거예요.”
꿈을 묻는 질문에도 아이들의 답변은 국가마다 달랐습니다. 한국 아동의 84%는 꿈을 묻는 질문에 선생님, 우주비행사 등 ‘특정한 직업’을 언급했습니다.

꿈과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질랜드 아동의 30%는 ‘평등’, ‘세계평화’ 등 공동체적인 가치를 꿈으로 꼽았습니다.
전세계 아이들의 꿈
꿈을 묻는 말에 시리아 아동의 50%는 ‘평화로운 세상과 집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같이 있고 싶다'는 응답도 12%에 달했습니다.

■ 6번째 봄을 맞이한 시리아 내전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6년째 계속된 전쟁으로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4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수치도 '등록된' 난민만 포함됐기 때문에 난민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등록된 난민 480만 명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240만 명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입니다.

지난 13일,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지난해 시리아에서 최소 650여 명의 아이가 공습과 포격 등으로 목숨을 잃었고, 850여 명의 아이가 무장세력에 의해 소년병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6년간 내전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은 1만 7,400여 명에 달했습니다. 두려움의 대상을 ‘거미’나 ‘어둠’이 아닌 ‘폭격’으로 꼽은 시리아 아이들의 답변이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통계에 따르면, 시리아 아동 10면 중 4명은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시리아 아이들의 절반이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이유도 설명됩니다. 전 세계 아이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꿈에는 어른들이 만든 세계가 투영돼 있었습니다.

시리아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두려움과 꿈이 아닌, ‘아이다운 두려움과 꿈’을 떠올리는 날이 언제쯤 올 수 있을까요?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 사진 제공 :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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