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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콘서트 집착해 탄핵?…자리서 물러난 해외 각국의 대통령

[리포트+] 콘서트 집착해 탄핵?…자리서 물러난 해외 각국의 대통령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 결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 됐지만, 세계 각국에는 탄핵으로 정치인생의 막을 내린 지도자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부정부패나 탈세 등 논란 속에서 자진 사임한 대통령들도 있습니다

당선된 뒤, 콘서트와 앨범 제작에 집착해 탄핵당한 대통령부터 팩스로 사임서를 제출한 지도자까지.

오늘 '리포트+'에서는 탄핵과 사임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전 세계 대통령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탄핵의 이유도 가지가지

①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최초 민주절차 당선에서 최초 탄핵까지

압두라만 와히드는 인도네시아 사상 최초로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당선된 민선 대통령이었습니다. 하지만, 와히드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1개월간 인도네시아 정국은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와히드 전 대통령은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특히 뇌졸중으로 시력을 상실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실언을 일삼는 등 국민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관료를 특별한 이유 없이 해임해 국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등 독단적 인사 단행으로 정부 관료와 군 경찰마저 등을 돌렸습니다.

이어 '불록게이트' '브루나이게이트'로 불리는 금융 횡령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와히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거론됐습니다. 결국, 2001년 와히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찬성 591표, 반대 0표로 가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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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에콰도르 압달라 부카람: 콘서트와 앨범에 집착한 대통령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지 반년 만에 탄핵 됐습니다. 부카람 전 대통령은 유세 기간에도 남달랐습니다.

배트맨 복장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거나 가수, 코미디언 등과 함께 유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취임 이후에도 계속된 부카람 전 대통령의 '기행'은 그에게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줬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부카람은 콘서트와 앨범을 제작하는 일에 매달렸고,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며 공공요금을 3배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반정부 시위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국회는 무능력을 이유로 부카람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불명예는 피하자'…사임한 대통령들

① 미국 리처드 닉슨: 미국 최초로 사임 선언한 대통령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사임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출신인 닉슨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민주당 선거 사무실이 위치한 '워터게이트' 빌딩에 도청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대선 당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당선 이후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닉슨 전 대통령이 사건을 은폐, 모의, 위증 교사, 수사 방해 등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1974년 하원 법사위원회는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 표결 직전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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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페루 알베르토 후지모리: 팩스로 사임서 보낸 대통령

일본계 페루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도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임을 선언한 대통령입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재선만 허용한다는 페루의 헌법을 무시하고 3선에 도전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임기가 개헌 전이기 때문에 임기 횟수로 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3선에 성공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밝혀지면서, 사임 압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 탄핵 절차가 시작되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일본으로 망명을 시도했습니다. 사임서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직전 일본에서 팩스로 전송해 온 국민의 비난을 샀습니다.

결국, 그의 사임서는 수리되지 않았고, 탄핵으로 마무리됐습니다.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2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 탄핵 위기에서 살아남은 지도자들

탄핵 위기에서 벗어난 대통령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총선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국회는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대통령직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탄핵소추안은 기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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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도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한 사례로 꼽힙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추문 관련 위증 혐의로 탄핵 소추됐으나, 소추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존슨 전 대통령은 1868년 남북전쟁 이후 남북 화해 정책을 거부한 국방장관을 해임하면서, 탄핵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그의 탄핵소추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의 정족수에서 1표가 부족해 폐기됐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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