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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철새 배설물에 뒤덮힌 나무…사라지는 상고대

<앵커>

한겨울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 춘천 의암호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상고대가 장관을 연출하는데요, 몇 해 전부터 가마우지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면서, 상고대가 피는 버드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무를 살리고, 새도 보호해야 하는데 해법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동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춘천 의암호입니다.

밀가루를 뒤집어쓴 듯 하얗게 변한 나뭇가지마다 수백 마리의 새 무리가 까맣게 앉아 있습니다.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입니다.

산성 배설물 때문에 나무가 잎사귀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주로 서식하는 탓에 사실상 지을 필요가 없는 둥지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둥지에 알을 낳고 사계절 머무는 텃새로 바뀐 겁니다.

2009년부터 몇 마리씩 관찰되기 시작하다 지금은 500여 마리로 급격히 늘었습니다.

서식지도 의암호 하류에서 상류로 점차 넓혀 물가나 물속에 있는 버드나무 100여 그루가 고사했습니다.

[박헌우 조류학자/춘천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 아무래도 밀도가 높아지면 그 지역에 피해가 집중해서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분산할 수 있는 정책을 쓰는 것이 사람을 위해서나 새를 위해서나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춘천시는 버드나무 군락지를 살리기 위해 매년 서식지 물청소를 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 올해는 계획조차 잡지 않고 있습니다.

서식지에는 지금도 수많은 새끼가 태어날 준비를 해 더 큰 무리 형성을 예고하고 있지만, 공존의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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