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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文·安·李 누가 잘했나…민주당 TV 토론 요점정리

'사회대개혁'편 - 적폐청산 · 대연정 차이점 제대로 알기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작성 2017.03.15 08:44 조회 재생수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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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文·安·李 누가 잘했나…민주당 TV 토론 요점정리
어제(1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첫 TV토론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네 후보의 열띤 공방으로 진행됐습니다. 각 후보가 서로 맞붙으면서 설전이 벌어졌지만 큰 그림으로 보자면 '문재인·최성' 후보 대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구도였습니다. 물론 안희정, 이재명 두 후보가 사이좋게 토론했다는 건 아닙니다. 주요 공격 대상이 문재인 후보로 같았을 뿐입니다.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지만 큰 틀 정리하자면 주요 이슈는 ①사회대개혁 방법 ②기초연금·일자리 등 경제 문제, ③사드 등 안보문제 ④청렴성·리더십 등 자질 문제 등 4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문제이지만 일일이 살펴보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에는 한 가지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탄핵 이후 최대 화두인 ‘사회대개혁’ 방안입니다.

단, 100가지도 더 해석이 가능한 정치적 사안인 만큼 아래 적은 제 요점 정리가 물론 정답은 아닙니다. 괜찮으시죠? 자,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 적폐청산과 대연정은 양립불가?

여기서 한 가지 개념 정리부터 하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바로 적폐 청산과 대연정입니다. 흔히 이 두 가지 개념을 대립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쉬운데 그랬다가는 자칫 후보들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각 후보마다, 조금씩 의미를 달리 사용하는 부분도 있지만 공통 분모가 없는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나온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대선 주자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이른바 ‘사회대개혁’입니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럼 ‘대연정은 무엇인가?’하는 의문점이 남습니다. 대연정은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가지 정치적 방법론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목표인 사회대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고 그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여러 방법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연정이라는 겁니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대연정? 연립정부? 적폐청산?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부분을 혼동하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대연정론자인 안희정 후보는 국회의석의 3/5 이상 확보 없이는 사실상 법안 처리가 불가능한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보수정당과 연정하지 않고 어떻게 개혁 입법들을 통과시켜 적폐를 청산할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적폐 세력과 손잡고 적폐를 청산할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합니다.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국민과 손잡고 특히 옛 야권(국민의당, 정의당)과 손잡고 공동 정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런가 하면 최성 후보는 연정과 협치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대연정은 연립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으로, 박근혜 국정 농단 세력 핵심인 자유한국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건 일제 독립 이후 친일파와 연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합니다.

각자 이야기를 들으면 다 맞는 말인데 전체적으로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나요?

● 국회선진화법 극복 방안, 대연정 vs 옛 야권연대

다시 정리하면, 안희정 후보의 주장은 “국회선진화법상 개혁 입법을 관철시키려면 3/5 이상의 의회 다수파와 대통령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연정이 아니면 의회 다수파를 만들어 낼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나 이재명 후보의 주장은 “적폐세력과 손잡고 적폐를 청산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옛 야권(국민의당, 정의당)과 손잡고 야권 연대(혹은 연립정부)를 만들면 (비록 의석수가 좀 부족하다 해도)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바탕으로 개혁입법을 이뤄낼 수 있다.”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이제 좀 간략해졌나요?

● 국민통합 방안, 공정사회 vs 대연정

국민 통합의 방법을 놓고도 후보 간 의견이 갈립니다. 안희정 후보는 역시 대연정을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보수-진보정당이 함께 힘을 합쳐 의회 다수파를 형성해 국정을 운영할 경우 국민통합도 자연스럽게 이뤄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문재인, 이재명 후보는 ‘공정한 사회’ 실현을 통한 국민 통합을 실행 방안으로 제시합니다. 문 후보는 “어떤 국민을 배제하거나 어떤 지역을 차별하지 않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되면 그게 바로 국민통합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후보도 "통합은 공정한 경쟁 질서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이뤄지는 것으로, 그게 청산이고 통합"이라고 강조합니다. 같은 맥락입니다.

● 양측에 남은 숙제

준비된 대선주자들 답게 양측 모두 탄탄한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 답변이 필요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문재인, 이재명 후보는 과연 보수정당을 제외한 옛 야권 의석만으로 어떻게 국회선진화법의 벽을 넘을 것인지 답해야 합니다. 국민 지지와 동의를 바탕으로 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답은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안 지사가 지적한 것처럼 보수정당이 어깃장을 놓을 때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설 수는 없는 까닭입니다.

안희정 후보도 불명확한 부분이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최성 후보의 지적처럼 대연정은 연립정부를 기본으로 합니다. (안 캠프 측 설명도 다르지 않습니다.) 원내 1당에게 총리 지명권을 주고 연정을 주도하게 한다는 원칙까지는 좋지만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연정이 잘 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첫째 제1당이 그렇게 권력을 나눌 지가 불분명하고 둘째 설사 그렇게 할 의사가 있다고 해도 정의당에서부터 자유한국당까지 경제, 안보 등 모든 정책면에서 극과 극으로 스펙트럼이 다양한 정당들이 서로 양해할 수 있는 정책적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물론 자유한국당을 뺀 나머지 정당끼리 손을 잡을 경우 3/5 이상의 의회 다수파 확보와 함께 합의점 도출도 휠씬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연정은커녕 정당 간 단순 정책연대 경험조차 일천한 우리 원내 정당들이 과연 국가 전반에 관한 정책적 합의를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후보 여러분, 다음 토론 때 어떤 답변을 주실지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