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사실은] 자택으로 옮겨진 '한아세안' 상자…대통령 기록물?

<앵커>

청와대에 남겨진 대통령 기록물들, 거기에는 검찰 수사를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기록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탄핵선고 당일, 박 전 대통령 자택에 수상한 상자가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저희 '사실은' 팀이 취재해 봤습니다.

박세용 기자, 이 사진이 그 장면이죠?

<기자>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지난주 금요일에 촬영된 사진입니다.

파면이 확정되고 4시간쯤 뒤에 서울 삼성동 자택에 처음 도착한 차량인데, 거기서 상자들이 나왔습니다.

사진을 확대해보면, '한아세안 6030 8대 A급', 이렇게 적혀 있죠.

사진이 공개되자 '한아세안'이면 공적인 기록물일 수도 있는데 대통령기록물 아닌지, 저렇게 집에 갖고 가도 되는지 의문이 쏟아졌습니다.

<앵커>

충분히 의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아세안'이라고 하면 외교 자료 같기도 하고, 'A급'이라고 하면 높은 기밀 같은데, 왜 이걸 자택으로 옮겼는지 추정할 수 있을 만한 단서가 있습니까?

<기자>

'한아세안'이란 말은 차은택 씨 재판 과정에서 여러 번 나옵니다.

차은택 씨가 2014년 동남아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행사의 총괄감독을 맡게 되거든요.

그때 일감을 준 용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자에 적힌 '한아세안'이 '당시 행사 관련 문건 아닐까?'라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됐습니다.

<앵커>

'한아세안'은 그렇고, 'A급'은 비밀 분류 기준 같기도 한데….

<기자>

그건 아니었습니다.

대통령기록물 등급은 1·2·3등급으로 나뉘고요, 'A급'이라는 분류는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밝힌 것이 있습니까?

<기자>

취재진이 오늘 아침 박 전 대통령 공보 담당 민경욱 의원에게 "이 상자가 뭐냐, 혹시 대통령 기록물 아니냐"고 물어봤을 때는 본인이 이 사안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이 사실이 전해졌는지는 몰라도 오후에 청와대에서 정연국 대변인이 기자실을 찾아와서 해명했습니다.

그 박스는 2014년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때 경호실에서 가져가서 썼던 통신 장비들을 담았던 거다, 그래서 한 아세안이라고 적혀있는 거고 6030은 통신 장비 명칭으로 보인다, 또 A급은 장비 상태가 아주 좋다는 뜻이다, 그때 장비들을 삼성동 자택 경호에도 쓰려고 들여간 거라는 겁니다.

<앵커>

상자가 그렇다는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그럼 실제로 이 안에 통신 장비가 들어가 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실제로 사진을 자세히 보면, 박스를 옮기는 사람 어깨에 검은색 전선이 잔뜩 걸려 있는 게 보입니다.

또 박스에는 'LG 에릭슨'이라는 로고가 보이는데, 저 회사가 통신 장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숫자 6030도 의문이었는데 LG 에릭슨의 전화기 가운데 모델명이 6030인 키폰, 그러니까 단축번호가 많이 달린 전화기가 있는데, 이걸 가리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통신 장비 박스에 수사 관련 기록을 담아서 옮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한 만큼, 불필요한 의혹이 남지 않도록 검찰이 명확히 수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야 될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