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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빙 돌아간 경호 차량…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한 것은

[리포트+] 빙 돌아간 경호 차량…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12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옛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의 경호차량은 가장 짧은 경로를 두고 반포대교로 돌아갔습니다.

경호상의 이유로 다양한 경로가 고려될 수 있고, 여러 길 가운데 가장 좋다고 생각한 경로로 움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일부러 이런 경로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청와대서의 마지막 퇴근…직원들과 일일이 인사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 소식은 갑자기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삼성동 옛집 보수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면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며칠간 청와대에 머물러왔습니다.

비난이 크게 일었습니다. 민간인 신분으로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어제 오후 사저의 대략적인 보수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저녁에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라앉지 않는 비난 여론에 최대한 빨리 떠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6시 반쯤 떠날 것이란 퇴거 시점은 30분 전인 6시에야 공지됐습니다.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 수석비서관들과 관저에서 1차 면담을 한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비서관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 박 전 대통령은 관저를 나섰습니다. 하지만 16분이나 지나서야 청와대 밖으로 나왔습니다.

500명에 달하는 청와대 행정관 등 직원들과 관저와 춘추관 사이에 있는 녹지원에서 일일이 작별인사를 나눴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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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호 받으며 빠르게 이동…왜 돌아갔을까?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와 카니발 등 7대 차량으로 구성된 박 전 대통령의 경호 대열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된 경로와는 달랐습니다.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과 남산 3호 터널, 이어 반포대교 등을 거쳐 삼성동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처음부터 방향이 달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은 독립문에서 서울역까지 5분 반에 주파한 뒤, 녹사평을 지나 반포대교를 통과했습니다.

일반 차량 통제를 위해 잠시 주춤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은 이내 올림픽대로로 진입해 영동대로를 거쳐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습니다.

결국 반포대교로 향할 것이지만 조금 돌아가는 경로를 택한 겁니다. 물론 경호상의 이유로 선택된 것이겠지만 이 사이 박 전 대통령이 피하게 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광화문 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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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단 경로이자 '촛불 민심'의 중심지이며 국민이 자신의 하야와 탄핵을 외쳤던 그곳을 박 대통령은 결국 지나지 않았던 겁니다.

그리고 23분 만에 17km를 주파해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습니다.

■ 환하게 웃은 박 전 대통령 "진실은 밝혀질 것"

차에서부터 손을 들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응답하던 박 대통령은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친박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고, 자신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도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파면 이틀 만에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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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를 떠나기 전에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나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입장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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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메시지가 검찰 수사 및 형사재판 이후 상황까지 장기전의 각오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박 전 대통령 측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사저 메시지 가운데 '시간이 걸리겠지만'과 '반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실상 헌재 판결 불복 선언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법정 투쟁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실체를 밝히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란 분석입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 디자인 :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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