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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 대통령 사저 복귀…시민들 "탄핵 실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이틀 뒤인 오늘(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은 대통령이 파면됐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시민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 이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삼성동 사저 인근에 사는 김모(29)씨는 "주말 사이 취재경쟁으로 동네가 시끄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며 "대통령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만큼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사저에 머물며 어떠한 특권과 예외도 없이 앞으로 진행될 법적 절차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채모(25)씨는 "미리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사저로 옮기기 전까지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은 모습은 끝까지 국민과 소통이 안 되는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휴일에도 박 전 대통령 사저 복귀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서울 강동구 거주 이모(35)씨는 "시원하면서도 동시에 착잡하다"며 "아직도 헌재 결정에 아무 공식 언급이 없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몹시 답답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40대 권모 목사는 "청와대에서는 성실의 의무를 어긴 대통령이었지만 민간인이 돼서는 검찰 조사를 성실히 잘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경남지역 주부 정모(53)씨는 "여전히 '대통령이 불쌍하다', '여자로서 너무 안됐다'는 말도 많지만, 자신이 처신을 못 하면 책임지는 것 또한 민주주의"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60대 양모 씨는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했기 때문에 기대가 많았는데 사실 실망이 크다"며 "최순실 같은 사람과의 인연은 다 정리하고 남은 생을 평탄하게 보내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데 대해 분함을 느끼거나 불쌍하다는 의견을 내보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부산에 사는 80대 전모씨는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잘한 일도 많을 텐데 잘못만 너무 들춰내 속상하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인데 떠나는 마당에 너무 야박하게 구니 신경질이 난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60·여)씨는 "우리 민족이 이렇게 냉정하고 모질었던가. 그동안 수많은 업적은 어디 가고 얼마나 긴긴밤 국민 위해 잠 못 잔 날들은 다 어디 가고 이렇게 급하게 쫓기듯 청와대를 비워야 하나"라며 "억울하고 분하다.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우리 대통령을 곁에서 도와드릴 수도 없고 마음만 타들어간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비록 파면을 당했을지라도 저녁 어둑어둑해진 시간에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향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청와대 참모진들이 마지막까지 제대로 보좌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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