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취재파일] 마감 하루 전 ‘등록비 2배↑’…황당한 서울야구협회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월 12일 ‘2017년도 선수 등록 안내문’을 공지했습니다. 등록비는 초등부 3만 원, 중등부는 4만 원, 고등부는 5만 원이었습니다. 등록 기간은 초등생은 3월 14일까지, 중등부는 3월 7일까지로 돼 있습니다.
1월 12일 최초 등록금 고지

그런데 중등부 등록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갑자기 ‘등록비 변경’을 요청한다며 추가로 아래와 같은 ‘안내문’을 공지했습니다. 중등부 등록비를 4만 원에서 8만 원으로 두 배나 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시야구협회측은 “이미 4만 원만 낸 학생은 추후 인상분 4만 원을 협회 계좌로 부치면 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3월 6일 마감시한 하루 앞두고 중등부 등록비 2배 인상
그리고 이틀 뒤인 3월 8일에는 초등부의 등록비를 ‘변경 요청’한다는 아래와 같은 안내문이 공지됐습니다. 등록마감 시한을 6일 앞둔 시점입니다. 기존에 공지한 초등부 등록비 3만 원을 7만 원으로 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최초 공지된 지 2달도 안 돼 등록비를 133% 이상 올리면서 초등부 등록비는 고등부 등록비를 훌쩍 뛰어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협회 운영상 어려움으로 부득이 인상한다"며 ‘인상 이유’는 모호하게 밝혔습니다.
초등부 등록비 133%인상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2016년 3월 기준으로 초등부는 465명, 중등부는 889명입니다. 인상분만 따져도 5천 4백만 원이 넘는데, 이 큰 돈을 사전 예고도 없이 올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협회 운영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운영 잘못으로 인한 손실을 학부모가 다 떠맡으라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감독 선생님들이 모두 동의하신 사항”이라면서 “KBO가 8천만 원의 지원을 끊은 게 부담이 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BO가 지원을 끊은 것은 1년도 넘은 일입니다. 지난 2015년 프로야구 넥센이 목동야구장을 아마추어 전용으로 내주고 고척돔으로 옮긴 이후의 일입니다. 따라서 ‘KBO의 지원 중단‘이 갑작스런 등록비 인상의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올해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대회를 추가로 늘린 것도 아닙니다. 문체부와 서울시의 대회 지원은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고, 지난해 9월 선출된 류창수 신임회장이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해 오히려 재정이 안정돼야 마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감독들의 동의'만으로 등록비를 급작스럽게 인상했다는 건 학부모들을 봉으로 보는 아마야구의 잘못된 관행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서울시체육회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등록비를 받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는 "관리감독의 범위가 넓지 않아 협회의 구체적인 행정 행위까지 제한하긴 쉽지 않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체육회의 허술한 관리 아래 소프트볼협회의 횡포나 다름없는 정책이 힘없는 학부모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 학부모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이메일을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기자님의 관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린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부담해야 하는 선수 등록비를 제대로 된 이유 설명도 없이 갑자기 2배나 인상하는 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협회의 횡포라고 생각해 이메일을 보내게 됐습니다. 제가 말 해 봤자 눈하나 깜박하지 않을 그들이기에 기자님의 관심이 필요했던 것이고요.

서울시 협회가 지난 몇 년 간에 걸쳐 축낸, 그리고 2016년 보이스리그를 핑계로 축낸 협회 기금을 왜 우리 학부모들이 채워 넣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그들인 것을요.
그리고, 올해에도 큰 의미 없는 총 12개의 해외 대회들에 선수단을 파견하며
어렵다는(?) 협회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돈만 아껴도 부모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겁니다.
기자님께서 전화통화를 요청하셨지만,
제가 아직 야구를 하는 아이를 둔 소심한 부모이기에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