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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자소서 내려고…매일 10시간씩 걷는 남자

윤용수 씨는 전남 담양에서 광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매일 10시간씩이나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먼 거리를 왜 걷게 됐을까요? 그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만나보시죠.

한 남성이 전남 담양과 광주를 연결하는 도로를 위태롭게 걷고 있습니다. 어딘가 조금 불편해 보이는 걸음걸이에 바지 뒷주머니엔 뭔가 두툼한 게 들어 있는데, 꼬박 5시간을 걸어 도착한 이곳은 광주의 한 고용센터입니다.

그리고 뒷주머니에 넣어 둔 걸 꺼내는데 이게 바로, 이력서였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고용센터를 찾은 건데, 그는 왜 버스를 타지 않고 먼 거리까지 걸어 다니는 걸까요.

24년 전, 용수 씨는 군 제대를 앞두고 휴가를 나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후유증으로 뇌병변장애 3급 진단을 받았고 이후 부모님에게 짐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매일 일자리를 구하러 길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벽은 높았습니다. 20년이 넘도록 담양과 광주를 오갔지만, 일자리 찾기는 어려웠다고요.

집안일과 바깥일을 도맡아 하시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또 몸이 빨리 나아야 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그는 먼 거리를 걷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그는 광주에 머물 수 있게 됐습니다. 그의 사연을 접한 한 장애인 보호센터에서 윤 씨에게 숙소를 제공한 겁니다. 그리고 그는 분리수거 아르바이트도 하게 돼 독립해 살 수 있는 작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월급을 모아서 부모님께 옷 한 벌 해 드리는 게 꿈이라는 47살 윤용수 씨는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매일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네요. 그의 꿈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 자소서 내려고 매일 10시간 걷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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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의 피아노 연주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어떤 영상인지 잠깐 들어볼까요? 정말 손가락이 날아다니는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악보를 볼 줄도 모르고 스스로 생각해서 피아노를 치는 거라고 합니다.

정말 놀라운데요, 이 믿기지 않는 연주 실력을 보인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문영제 군입니다. 그는 피아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멋진 연주 실력을 뽐냅니다. 사람들이 모두 감탄할 정도라고요.

음악 학원을 한 번도 다녀 본 적 없는 영제 군은 오로지 인터넷 동영상으로 피아노를 독학했습니다. 비록 악보는 볼 줄 모르지만, 자신만의 자작곡도 연주할 만큼 실력도 있습니다.

교수님 역시 그의 즉흥연주를 보고 음악적 재능이 있다는 의견이지만, 정작 영제는 부모님 반대로 집에서 피아노를 칠 수 없다고 합니다.

과학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그는 물리학에 남다른 두각을 보이며 학교에선 수학, 과학 박사로 불립니다. 부모님은 영제가 피아노에 대해 열정이 많다는 걸 알지만, 현실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요.

그래서 과학고에 진학하길 바랐기에 피아노 치는 걸 반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제는 아빠에게 꾸중을 듣거나 피아노를 못 쳐 답답한 날엔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서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이 모습을 처음 본 아버지는 깜짝 놀랐고 매번 꾸짖기만 한 아들의 속마음을 들어보기로 했는데요, 사실, 영제는 공부와 피아노 둘 다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속마음을 털어놓은 아들을 꼭 안아준 아버지는 처음으로 영제의 연주를 끝까지 들어봤는데요, 이후 아버지는 피아노를 치고 싶으면 집에서 연주했으면 좋겠다며 응원해 줬고, 영제도 기쁨의 웃음을 보였습니다.

15살 소년에게 아직 "과학자다. 피아니스트다."라고 단정 짓기엔 조금 이른 것 같은데요, 어쨌든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할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 양다리 걸친 영제 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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