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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뇌 없는 아이'의 희생…부부의 특별한 계획

미국 오클라호마 시티에 사는 결혼 8년 차 젊은 부부, 케리 영과 로이스 영은 지난해 가을 둘째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이 아이에게 뇌가 없단 진단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중절 수술 대신 뱃속에 있는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는데요, 박병일 특파원의 취재파일보시죠.

이 부부가 기적을 바라고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부인 케리는 자신의 아이가 세상밖에 나와 몇 분밖에 살지 못할 거라면 신장, 혹은 간이 아파서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뱃속 아이의 장기를 기증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이가 죽을 거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한 건데요, 다행히 이 아이의 신장과 간 등 장기는 건강해서 다른 아이에게 이식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의 이름도 '에바'로 짓고 정성스럽게 키우고 있는데, 출산을 두 달 앞둔 지금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발길질도 하고, 구르기도 하면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로이스는 아내의 배가 불룩해질 때마다 아이와 생일파티를 하고, 학교를 보내고, 또 결혼도 시켜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난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그건 희망일 뿐이란 걸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뱃속 에바가 누군가에게 기적이 되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겠죠.

에바의 아빠는 로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병원에 가서 에바가 태어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에바 없이 집에 돌아오게 될 것이다." 에바가 태어나는 날, 그리고 이들이 기적을 만드는 날은 앞으로 두 달 뒤인 5월 7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 [월드리포트] 그녀가 '뇌 없는' 태아를 낳으려는 이유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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