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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도 못 뗐는데'…중학교 수준 영어 가르치는 유치원

<앵커>

요즘 비싼 비용을 내면서라도 아이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집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기대에 맞추려는건지 한글도 못 뗀 아이들에게 중학교 수준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영어 유치원으로 이름난 학원에서 사용하는 영어 교재입니다.

7살 아이들이 배우는 건데, 쉽지 않은 영어 단어들 속에 동사의 과거형까지 묻는 문제가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 명절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아이들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멕시코 전통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우남희/육아정책연구소 소장 : 유아기 시기는 아이들의 사고가 가장 많이 발달하는 그런 시기인데 그때 전혀 모르는 언어로 아이들이 사고를 할 경우 사고의 수준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어려운 교재가 학습 의욕이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읽기교재 6권의 지문을 분석해 봤습니다.

1년 동안 익혀야 할 새로운 어휘 수가 1천134개입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3~4학년이 배우는 새로운 영어 어휘 수보다 무려 4.7배나 많습니다.

단어 수만 놓고 보면 중학교 수준에 해당합니다.

[이슬기 연구원/사교육걱정없는 세상 : 굉장히 어휘수 자체가 많고 유아가 사용하기에는 지나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최근 소아정신과 전문의 70%가 조기영어교육이 영유아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아이의 학습능력이나 교육과정을 살피지 않고, 무작정 영어 유치원 문을 두드리는 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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