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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VS 반대 집회 각각 가보니…같은 장소 '다른 풍경'

<앵커>

사회부 김종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지난해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현장에서 취재도 하고 생중계도 해왔잖아요? 그런데 오늘(1일)은 찬성 집회 반대 집회 양쪽 다 취재 말고 참관을 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 카메라 없이 혼자 가서 양쪽 모두를 참관하고 왔는데요, (오늘 거기서 받아온 건가 보죠?) 태극기와 피켓을 가져왔는데, 친박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를 참관하고 있는데 한 참가자가 왜 태극기가 없냐면서 손에 쥐여 주고 간 겁니다.

그리고 이건 촛불집회를 참관하러 갔을 때 거리에서 나눠주고 있는 피켓을 받은 건데요, 오늘 촛불집회에는 피켓 외에도 촛불, 당연히 있었고요, 세월호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전혀 다른 두 가지 의미의 집회 용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씁쓸한 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뉘는 의견이 한 광장에 모였던 건데, 물론 경찰차 벽이 있었습니다만 좀 과열되진 않았습니까?

<기자>

일단 오늘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과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3·1절 집회는 사실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 보수단체 쪽에서 꽤 오래전부터 공언했던 겁니다.

광화문 일대 대부분 지역에 집회신고를 먼저 낸 상황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지난 토요일 집회 때만 해도 광화문에서부터 이순신 장군상 있는 곳까지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인데 오늘은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 측이 공간을 쓰게 됐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화면을 보시면요, 경찰차 벽 위로 탄핵 찬성 집회의 메인 무대입니다.

대형 스피커도 함께 설치했는데, 저 스피커와 화면을 통해서 태극기 집회 측 연사의 발언이 계속 방송이 됐는데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종북이다, 어둠의 자식들이다, 같은 멘트들이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탄핵을 찬성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상당히 신경이 예민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이 나와서 "내가 뭐라고 했느냐, 촛불은 불면 꺼진다고 하지 않았느냐." 같은 비아냥거리는 발언을 했을 때는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그러다 보니 탄핵 찬성 집회자들이 저 스크린을 향해서 나팔을 불고 야유를 하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앵커>

그래도 큰 충돌이 없었던 게 다행이라면 다행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 취재가 아니라 참관이라고 분명히 목적을 밝히고 간 거니까, 양쪽 집회를 참관한 소감 한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촛불집회의 경우 음악 공연 같은 게 중간중간 들어가면서 문화제 같은, 더욱 더 흥겨운 분위기였습니다.

태극기 집회는 주로 연설이 많이 이어지면서 필사적 분위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김평우 변호사 같은 경우는 연단에 서자 끊이지 않는 함성과 연호가 있었는데, 김 변호사가 헌재에서 주장했던 "탄핵을 인용도 기각도 아닌 각하 해야 한다"거나, "섞어찌개 탄핵" 같은 내용을 실제로 구호로 외치는 것으로 봐서 탄핵 반대 측 집결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저도 얼핏 그림을 보면서 느꼈는데 탄핵 찬성 쪽은 다 우산을 들고 가족끼리 온 모습이 많이 보였고, 탄핵 반대쪽은 일제히 나눠준 것 같은 우비를 입고 나왔더라고요. 그런 차이가 양쪽이 느끼는 절박함의 차이를 반영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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