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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작품상 번복은 SNS 때문?…밝혀진 전말

아카데미 작품상 번복은 SNS 때문?…밝혀진 전말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번복 해프닝의 전말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30초 만에 작품상이 '라라랜드'에서 '문라이트'로 바뀌는 희대의 사고가 일어났다.

이 상황에 대해 시상자 워렌 비티는 "봉투를 열었을 때 '라라랜드' 엠마 스톤이라 쓰여있었다. 나 또한 이상하게 생각해 몇 초간 쳐다봤다"고 말하며 사과했다.

작품상 호명을 주저하는 모습은 TV 중계에도 잡혔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또 다른 시상자 페이 더너웨이는 카드를 건네받아 "라라랜드!"라고 외쳤다. 그리고 30초 만에 작품상이 번복돼 시상식장은 발칵 뒤집혔다.

해프닝의 원인은 봉투 사고였다. 아카데미 시상식 각 부문의 수상 봉투는 2장씩 만들어지며, 시상 부문 진행 요원으로 활약하는 PwC의 파트너 회계사 2인이 한 장씩 나눠 지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상자들이 무대로 나가기 직전 2장 중 한 장을 건넨다. 수상 발표와 시상이 끝난 후 여분으로 준비된 나머지 한 장은 폐기한다.  

그러나 이날 담당자는 실수로 남은 봉투를 폐기하지 않았고, 작품상을 시상했던 워렌 비티에게 전 순서였던 여우주연상 봉투를 건넸다.

문제의 담당자는 회계사 브라이언 컬리넌으로 추정되고 있다. 컬리넌은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엠마 스톤의 백스테이지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게재 시간은 작품상 순서 몇분 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엠마 스톤
이날 작품상 번복에 앞장 선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라라랜드'의 프로듀서 조던 호로위츠였다. 호로위츠는 무대에 올라 가장 먼저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동료에게 마이크를 넘긴 뒤 작품상 호명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호로위츠는 당시 상황에 대해 "트로피와 시상 봉투를 건네받고 소감을 말하는데 아카데미 측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그들이 내게 봉투를 보자고 했고, 그 종이엔 '엠마 스톤, 라라랜드'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진행 요원은 무대 위에서 진짜를 찾아나섰고, 담당자로부터 개봉되지 않은 작품상 봉투를 건네받았다.

호로위츠는 카드를 직접 확인한 뒤 마이크에 대고 "작품상은 '문라이트'입니다! 농담 아니에요"라고 외쳤다. 그리고 '문라이트'라고 적힌 작품상 카드를 카메라를 향해 보여줬다. 자신의 영화가 아닌 경쟁작이 작품상임을 가장 먼저 공표하며 축하를 보낸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최악의 사고에 대해 82년 동안 오스카 시상식의 투표를 담당했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공식 사과했다.

PwC는 26일(현지시간) "발표자들이 다른 부문의 엉뚱한 봉투를 잘못 전달받았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악의 참사를 일으킨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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