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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맞고 굶어 죽고…전쟁에 고통받는 '모술 동물원'

<앵커>

전쟁이 나면 고통받기는 사람이나 말 못하는 동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IS 격퇴전이 한창인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의 한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이 굶어서, 또 포탄에 맞아서 거의 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수척한 모습의 수사자가 눈앞에서 단짝이었던 암사자가 땅에 묻히는 걸 바라봅니다.

수백 마리의 동물이 가득했던 이 동물원엔 이제 수사자와 암컷 곰, 이렇게 두 마리만 남았습니다.

치열한 전투 때문에 먹이를 주러 오지 못해 굶어 죽거나 날아든 포탄에 맞아 죽은 겁니다.

굶주린 동물끼리 서로 잡아먹기까지 했습니다.

[아부 오마르/동물원 소유주 : 집 밖에 나가면 죽는데 동물을 어떻게 돌보겠어요? 동물이 한 달간 방치되면서 굶어 죽거나 심하게 굶주린 상태입니다.]

한 모술 주민이 동물구호단체에 동물원의 참상을 알린 덕분에 곰과 사자는 그나마 생명을 건졌습니다.

이라크군이 IS가 버틴 모술 서부로 진격하면서 주민의 희생도 커지고 있습니다.

매설 폭탄이 터져 어린 딸을 잃은 한 여성은 딸의 인형을 안고 한없이 흐느낍니다.

[사파나 하마드/모술 주민 : 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어요. 내 아가야.]

모술 서부엔 75만 주민이 IS의 볼모로 잡혀 있습니다.

이라크군은 일주일간의 전투 끝에 모술 서부의 관문 격인 국제공항을 탈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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