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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군사 요충지인데…" 사우디에 무인도 넘긴 이집트

[이집트 고등행정법원 판사 (지난달 16일) : 법원은 정부의 항소를 기각합니다.]

지난달 이집트 고등행정법원이 이례적으로 정부 뜻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집트가 사우디에게 홍해의 두 섬을 양도한 게 무효라고 최종판결한 겁니다.

티란과 사나피르, 문제의 두 섬은 사우디의 아라비아 반도와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를 가로지르는 홍해에 있습니다.

둘을 합쳐 울릉도 크기의 무인도지만, 좁은 해협을 통제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이집트 정부가 공식 방문한 살만 사우디 국왕에게 이 두 섬을 양도했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원래 두 섬이 사우디 영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장 이집트의 야권과 시민단체가 매국 행위라며 들고 일어났습니다.

반년 넘게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법원이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문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을 되 담기가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사우디는 섬을 양도받자마자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두 섬을 거쳐 사우디와 이집트를 잇는 살만대교를 짓겠다는 겁니다.

영종대교 7배 길이로 공사비만 우리 돈 2조 원입니다.

[살만 알 사우드/사우디 국왕 : 살만대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해 두 대륙 간 무역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집트는 군부 쿠데타 이후 관광산업과 수에즈 운하 수입이 급감해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이런 이집트에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을 원조하는 큰손입니다.

이집트 정부가 돈줄인 사우디와 등을 지면서까지 무인도를 되찾으려 할지 의문입니다.

[사예드 아민/이집트 시민단체 : 정부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대신 의회가 섬을 양도한 결정을 지지하도록 압박해 들어갈 겁니다.]

이집트 정부는 한 달이 넘도록 법원 결정에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일단 국민적 불만이 가라앉길 기다리자는 시간 끌기 꼼수란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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