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레이시아가 북한 외교관을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공개한 데 대해서, 북한이 또 다시 거짓말이라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도 물러서지 않고, 북한을 깡패 국가라고 부르면서 수사에 협조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대사관은 2등 서기관 현광성을 용의자로 지목한 말레이시아 경찰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 대사관 직원 : 우리 외교관에 대해 나오고 하는 것 다 거짓말에 비방, 중상이고 우리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경찰은 말레이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에 대한 조사 협조를 재차 압박했습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말레이시아 경찰청장 : 당신들이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협조를 해야 합니다.]
면책특권이 없는 김욱일에 대해선, 협조하지 않으면 체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여론은 이곳에서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여권 정치 세력 30여 명은 "북한 대사관이 명백하게 주권과 사법권을 침해했고, 주제넘게도 허용할 수 없는 선을 넘어 말레이시아를 모욕했다"며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카이룰 아즈완 하룬/말레이시아 상원의원 : 우리의 법의 지배를 다른 나라(북한)가 문제 삼고 나섰습니다. 말레이시아인들은 깊은 분노와 불만에서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세리 나스리 아지즈 문화관광부 장관은 북한은 국제법을 아예 지키지 않는 깡패국가라고 비난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 북한 대사를 추방하고 평양의 대사관을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거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