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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고려 그림" 소문…이탈리아서 만난 사연

<앵커>

달빛 아래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을 그린 '수월관음도'입니다. 표현이 화려하고 섬세해 고려 불화의 백미로 꼽히지만, 조선 시대 불교 억제 정책 탓에 거의 전해 내려오지는 않아서 현재 국내에는 5점만 남아 있습니다. 고려의 미소로 불리는 이 귀한 그림이 최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발견돼 화제입니다.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가게 된 건지, 류란 기자가 알려 드립니다.

<기자>

이탈리아 외딴 마을에서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귀한 우리 그림을 만난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일까요?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5년 전 외국 학예사들로부터 '유럽 어딘가에서 고려 시대 수월관음도를 보관하고 있다'는,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듣게 됩니다.

백방으로 수소문하길 여러 해, 드디어 지난해, 문제의 그림이 이탈리아 제노바의 한 미술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우택/동국대 박물관장 : 수장고에 들어가는데,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포장을 뜯는 순간 '아, 이건 고려 시대, 1300년대 그림인 것이 틀림없다.']

극히 드물게 전해 내려오는 수월관음도가 이탈리아까지 흘러간 사연은 뭘까.

단서는 미술관에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동판 화가였던 '에도아르도 코소네'는 19세기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20년 넘게 머물며 고급 인쇄 기술을 전수합니다.

이때 수집한 1만 5천여 점의 미술품으로 고국에 미술관을 만들었는데 수월관음도가 그 가운데 있었던 겁니다.

[일본이 근대 새로운 지식과 문명을 받아들일 때, 그때 유럽 출신들이 일본에 가서 상당한 양의 미술품을 수집했을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수월관음도는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출처가 확실해 중요한 연구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김호진, 화면출처 : RepTV·코소네미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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