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팬심을 긁어버린 '감독의 손가락'

[취재파일] 팬심을 긁어버린 '감독의 손가락'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이 야유하는 상대팀 팬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려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주말 리그 6위인 헤르타 베를린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비긴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도중 한 관중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렸고, 이 장면은 독일의 공영방송 ARD의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다소 멀리서 찍힌 이 장면에 대해 ARD측이 확인 요청을 하자 안첼로티는 거리낌 없이 “내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린 게 맞다”고 시인하면서 “그 팬이 나에게 침을 뱉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축구협회에서 징계를 위한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린 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지만, 베를린 선수들이 지나치게 흥분하면서 홈팬들을 자극해 화를 불렀다며 동정론을 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고무줄 같은 추가시간’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선언된 추가시간 5분
경기는 그야말로 드라마였습니다. 베를린은 전반에 날린 단 한 개의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며 홈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이후에는 투지넘치는 수비로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잘 막아냈습니다. 전광판 시계가 멎고 부심이 추가시간 5분을 선언했습니다. 5분 만 버티면 되는 베를린 벤치는 시간 끌기에 들어갔습니다. 공은 멀리 멀리 걷어냈고,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체할 때마다 30초 이상씩 허비했고, 골키퍼도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하며 공을 처리했습니다.

이러면서 정해진 추가시간 5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왼쪽을 돌파하던 뮌헨의 킹슬레 코망 선수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냅니다. 이때가 5분 13초입니다. 베를린 벤치와 선수들은 손목을 가리키며 시간이 지났다고 항의했지만, 경기는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이 프리킥 기회에서 뮌헨의 레반도프스키가 기적같은 동점골을 뽑아냈습니다. 이때 추가시간 5분 56초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가운데 손가락으로 징계 받은 FC 유니온 베를린의 노르베르트 듀웰 감독
흥분한 일부 베를린 선수들은 환호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과 격렬하게 언쟁을 벌이며 몸싸움을 벌였고,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습니다. 뮌헨 입장에서는 ‘기사회생‘ 베를린 입장에서는 ’망연자실‘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도중 안첼로티 감독과 베를린 홈팬의 마찰이 카메라에 잡힌 겁니다.

뮌헨 선수들이 환호한 건 당연할 테고, 베를린 선수들과 팬들이 흥분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흥분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린 건 좀 아닌 듯합니다. 그것도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바이에른 뮌헨을 맡은 명장이 말이죠. 어쨌든 이번 경기를 계기로 팬들을 대하는 ‘감독의 매너’와 함께 ‘고무줄 추가시간’은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 축구협회는 선례를 들어 조만간 징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4년 FC유니온 베를린의 노르베르트 듀웰 감독이 똑같이 팬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다가 벌금 3,500유로(426만원)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