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관절 특효?'…수입산 지네·도마뱀 식품 둔갑

먹지 못하는 수입 산 지네와 도마뱀 등으로 만든 불법 혐오식품을 만들어 팔아온 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관절이나 신경통에 특효'라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 속설 속에 이 불법 식품은 시중에 수년간 지속적으로 유통돼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오늘(20일) 식품위생법·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모(51)씨 등 업주와 혐오식품 불법 제조업자 1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김씨 등은 부산의 한 초재상가 일대에서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출처 불명의 수입산 지네, 도마뱀(합개)을 가시오가피, 홍화가루와 혼합해 만든 분말 캡슐이나 엑기스, 말 다리 등을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이런 혐오식품을 팔아 연간 적게는 6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4천만원까지의 수익을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김씨 등은 구청의 허가 없이 중탕기와 포장기계를 설치하고 초재를 구매하러 온 고객에게 60개 파우치가 든 한 박스당 1만5천∼2만원의 수고비를 받고 엑기스나 캡슐을 만들어 판매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이들이 캡슐 등으로 만든 지네나 도마뱀은 수입 경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먹지 못하는 식품으로 규정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씨 등은 이런 혐오식품을 '관절과 신경통에 특효'라며 검증되지 않은 시중 속설로 유인해 고객에게 팔아왔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적발된 김씨 등의 냉동창고에서는 불법 도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말 다리나 아르마딜로(천산갑) 새끼 등 수입 파충류와 야생동물이 비위생적인 상태로 보관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말 다리 등도 불법 판매된 것으로 보고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초재상에게 지네 캡슐 등 혐오식품을 판매한 제주도의 한 무허가 식품제조·가공업자와 경남 밀양에서 말을 불법 도축해 부산물을 공급해온 업자도 함께 붙잡았습니다.

(사진=부산 영도경찰서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