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언론 "경찰, 김정남 암살 北 배후라고 볼 강한 근거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비밀요원들이 있다고 볼 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경찰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국이 앞서 검거한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을 북한 정찰총국 소속 요원으로 보고 있고, 리정철과 이번 사건의 연계성을 입증할 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리정철이 검거 당시 은신해 있던 아파트는 지난 2011년부터 북한 공작원들의 은신처로 사용돼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리정철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두 외국인 여성 용의자를 지휘한 남성 용의자 4명 중 한명으로 추정되는 인물입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 등 여성 용의자 2명을 검거했습니다.

이어 북한 국적으로 기재된 외국인 노동자 허가증 'i-Kad'를 소지한 리정철을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아파트에서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 3명 모두 역시 북한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경찰은 어제(18일) 이번 사건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렸고 오늘 오후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에서 당국이 작성 중인 독극물 보고서의 결론이 공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범행을 저지른 여성 2명이 어떤 방식으로 김정남 독살을 실행에 옮겼는지 엇갈린 추측에는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가장 먼저 경찰에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암살을 위한 상세한 계획을 경찰에 자백하면서 말레이 경찰의 수사가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