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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진짜 국무회의" 머리 맞댄 촛불시민들

16차 촛불집회 앞서 재벌개혁·일자리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회

"각자 다른 생각이 드러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이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 모여 재벌체제 개혁, 노동과 일자리, 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이날 16차 촛불집회 사전행사로 개최한 토론회에는 사회자인 방송인 김제동씨와 일반 시민, 세월호 희생자 가족 등 1천300여 명이 참가했다.

김제동씨는 "이런 게 진짜 국무회의라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자리"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참가자들은 "정경유착을 끊어야 한다", "일자리 문제가 나아졌으면 한다",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왜 눈을 감고 있는가"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저마다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행사장에 마련된 원탁 테이블에 7∼8명씩 모여 각 개혁 관련 주제들을 놓고 약 3시간가량 각자 의견을 나눴다.

1부 토론에서는 '촛불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느꼈나',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잃은 것은 무엇이고 세워나가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등 질문이 주어졌다.

사회 각 분야의 적폐를 다루는 2부 토론은 한층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참가자들은 ▲ 재벌체제 개혁 ▲ 공안통치기구 개혁 ▲ 정치·선거제도 개혁 ▲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 사회복지 및 공공성·생존권 ▲ 성 평등과 사회적 소수자 권리 ▲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 개혁 ▲ 위험사회 구조개혁:안전과 환경 ▲ 교육 불평등 개혁·교육 공공성 강화 ▲ 언론개혁과 자유 등 10개 주제를 놓고 평소 생각하던 바를 공유했다.

스물여섯 자폐증 장애아들을 둔 배성은(55)씨는 "아들이 지금 한 복지관에서 하루 8시간씩 주5일 근무하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한다"며 장애인에게도 노동법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1년 육군훈련소에서 급성 뇌수막염으로 숨진 노우빈 훈련병 어머니 공복순(54)씨는 "아들의 죽음을 군은 극소수의 일로 치부하며 등한시한다"고 비판했다.

토론회에는 젊은 층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했다.

페이스북을 보고 행사에 참가했다는 이다희(22)씨는 "촛불을 들었다고 해서 여러 정책에 대해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자리를 통해 정책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왈영(75)씨는 "대한민국의 안정성이 없어진 현실이 답답하다"며 "원칙이 바로 세워지고 부정한 것들과 썩은 생각들이 없어지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토론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우리가 꽃이다. 우리가 가면 꽃길이다"라고 외친 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모인 의견을 정리해 3월 중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촛불권리선언'으로 발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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