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사실은] "재판관 2명, 탄핵 기각"…'헌재 괴담' 실체 있나?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7.02.17 20:53 수정 2017.03.14 11:38 조회 재생수46,296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이른바 '헌재 괴담'이라는 게 나돌고 있습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질문을 한 번도 안 한 재판관 2명이 탄핵 기각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내용입니다. 오늘(17일) 사실은 코너에서 이 괴담의 진위를 좀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괴담의 내용을 정리해보죠. 탄핵 심판에 나선 재판관 중에서 2명이 이미 탄핵 기각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그래서 아예 증인신문에 질문도 안하고 오히려 다른 재판관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게 괴담의 내용이죠?

<기자>

탄핵은 일단 7명의 재판관이 출석해서 심리해야 하고요, 6명 이상 찬성해야 '가결', 그러니까 인용된다는 뜻이죠.

헌법재판소법 23조에 따른 건데요,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3월 13일에 퇴임하게 되면 재판관은 7명으로 줄어들게 되니까 여기서 2명만 반대해도 기각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고요.

또 퇴임하기 전이라고 해도 탄핵을 반대하는 두 명이 나머지 6명의 재판관 중에 한 명의 마음만 돌려도 기각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원칙적으로는 그렇죠. 그런데 그 괴담에 내용에 나오는 재판관 두 명이 이제까지 증인이 한 스무 명 정도 나왔잖아요? (네.) "증인에 대해서 한 번도 질문을 안 했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그 이야기도 있어서 그동안 진행된 14차례 변론을 전부 다 확인을 해봤거든요.

거짓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든 재판관이 최소 한 번 이상 질문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이런 괴담이 도는 거죠?

<기자>

1월 7일에 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증인으로 나온 윤전추 행정관에게 질문을 안 한 재판관들이 있어서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게 요즘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도 아니고 믿을 만한 일간지 보도였는데 그래서 이게 와전되면서 '헌재 괴담'으로 퍼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이 처음 증인으로 나온 1월 5일은 일부 재판관이 질문을 안 했던 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 증인이 19명이 더 나왔었고 결국에는 모든 재판관이 질문하게 된 겁니다.

<앵커>

지금 14차례 변론을 다 훑어봤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질문한 재판관, 적게 질문한 재판관이 있을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재판관들이 질문하려면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에게 발언권을 얻고 질문하게 됩니다.

발언권을 몇 번씩 얻었는지 세어봤는데요, 강일원 재판관이 주심이니까 21번으로 가장 많은 건 당연하고요, 그다음 서기석 재판관이 다섯 번, 조용호·김창종 재판관이 각각 두 번씩이었습니다.

나머지 재판관은 한 열 번 남짓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이 숫자를 보면서 한번 생각해보면 그 괴담의 발전된 형태 중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이 질문한 재판관 두 명이 질문을 안 했다. 그래서 기각으로 갈 거다. 이런 이야기였잖아요?

<기자>

박 대통령이 추천한 재판관은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 두 명이거든요.

근데 방금 보셨듯이 아주 공교롭게도 저 두 재판관이 질문을 상대적으로 덜 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유언비어가 더 잘 퍼지는 것 같고요. (항상 유언비어라는게 뭔가 작은 근거는 있으니까요.)

분명한 건, 질문을 안 하더라도 다른 재판관들이 하는 질문도 다 듣고 있고요, 또 변론이 없는 날에는 재판관들끼리 회의를 많이 하면서 자기 소신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 횟수는 사실상 큰 의미를 두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괴담이 거짓이라는 건 입증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추천한 재판관들이라면 증인 신문에서 대통령 대리인 측에 우호적인 질문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질문 내용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서기석 재판관의 경우는요, 안종범 전 수석이 증인으로 나왔을 때 "도대체 무슨 이런 형태의 재단이 있는가?" 이렇게 질책하는 듯한 질문도 했습니다. (K 스포츠재단 갖고 한 이야기인 모양이군요.) 맞습니다.

헌재 홈페이지에 공개된 변론 동영상을 방송에 소개해드릴 수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만, 직접 들어보니까, 약간 어이없어 하는 듯한 뉘앙스였습니다.

또 조용호 재판관의 경우에는요, 최순실 씨에게 "고영태한테 태블릿 PC를 준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는데, 질의응답이 굉장히 짧아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앵커>

어쨌든 변론 내용을 쭉 보니까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이 눈에 띄게 대통령 측 대리인을 봐주려고 했다는 건 드러나지 않았다. (네, 다 공개된 자리니까요.)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선거 주요 뉴스를 한눈에! 제 19대 대통령 선거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