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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력발전기에 날개 치여…야생조류 잇단 수난

<앵커>

제주에 풍력발전단지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야생조류들이 잇따라 희생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조사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안수경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물수리입니다.

행원리 풍력발전단지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풍력발전기 날개에 치여 왼쪽 날개 뼈가 완전히 으스러진 겁니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

역시 행원리 풍력발전단지에서 구조됐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날지 못합니다.

풍력발전기에 날개 한쪽이 완전히 절단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김윤기/수의사 : 다치고 나서 빠르게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부상당하고 상당한 시일이 지난 뒤에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서 구조센터로 들어왔을 땐 상태가 많이 안 좋거나…]

풍력발전기가 제주 곳곳에 들어서면서 야생 조류가 치여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로 물수리와 말똥가리 같은 맹금류 피해가 큽니다.

사냥을 위해 높이 날다 하얀 발전기 날개를 보지 못해 사고를 당합니다.

풍력발전기 날개 끝부분 회전 속도가 무려 시속 250km가 넘어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민동원/생태부연구사/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 맹금류는 사냥을 위해 바닥을 보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정면에서 돌아가는 프로펠러를 못 보고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생 조류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풍력발전기가 들어서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후 모니터링은 계획조차 없어, 얼마나 많은 야생조류가 풍력발전기에 치여 죽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강창완/제주지회장/한국조류보호협회 : 외국의 경우 사후 모니터링이 꾸준히 이뤄지는데, 제주는 사후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니터링 이후 후속 대책이 필요합니다.]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해 제주 곳곳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귀중한 환경자원인 야생조류를 위협하는 파괴자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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