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남 피살 직후 시신인도 요구 왜?…감출 게 있나

그제(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되자,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은 현지 당국에 시신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북측이 오늘 부검을 앞두고 서둘러 김정남 시신 인도를 요구한 것은 이번 피살 사건과 관련해 뭔가 숨길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현지 당국의 조사결과 북한 정권이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시신 인도를 놓고 양국 간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살해됐다면 말레이시아 주권을 심각히 훼손한 것으로 외교분쟁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가 북한의 요구대로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는 경우라도 사건의 실체를 모두 파악한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시신 인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관련국 간에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을 부각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에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끝까지 고집할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김정남의 피살 원인과 관련해 숨기고 싶은 게 있으면 계속 시신 인도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내부 경고용이나 체제결속용으로도 시신 인도를 고집할 수 있습니다.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 땅에 묻히더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은 감춘 채 조용히 장례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에 거슬리는 인물의 장례를 떠들썩하게 치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