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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개성협력업체 "장난 같은 보상 말고 공단 재개해야"

* 대담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고재권 개성공단 협력사 대표
-아직 개성공단에 3500만 원 어치 물건 남아 있어
-정부 담보 잡고 140만 원 보상? 장난하나 싶었다
-자전거 수리 오리가게 주방보조 일로 생계유지
-개성공단 열리면 다시 올라가서 일해볼 작정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정부 보상금? 개성공단 재가동되면 다 토해내는 돈
-개성공단 입주업체 67% 재입주 원한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재가동 어렵다? 해당 안 돼
-개성공단 가동중단, 감수해야 할 피해가 너무 컸다
-류길재 "통일대박론 몰랐다." 朴정부 불통 국정운영 보여준 것
-朴정부 대북정책 일방적 정책 결정 많았다

▷ 박진호/사회자:
 
지난해 2월 10일이었죠. 꼭 1년 전에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서 개성공단을 폐쇄 조치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단 폐쇄 결정에 과정이 불투명해서 이것이 진중한 정책적인 고려가 아니었고,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제기된 상황입니다. 오늘은 먼저 개성공단 폐쇄로 큰 피해를 본 기업인 고재권 씨를 만나보고요. 이어서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를 연결해서 지난 1년을 돌아보겠습니다. 고재권 대표님, 나와 계시죠?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예.
 
▷ 박진호/사회자:
 
안녕하십니까.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납품하는 사업을 하셨던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이 폐쇄 당시 상황들 1년 전인데. 지금 어떻게 기억나고 계십니까?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점점 새롭게 기억되죠. 왜 그러냐면 그 때 설 연휴를 쇠고 출발을 했는데. 통일대교에서 다 제재를 했거든요. 그 이후로 돌아선 다음부터는 아시다시피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 날은 평소처럼 출근하시듯이 가시다가 아시게 된 건가요, 그러면?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통일대교 올라가서 알았죠. 다 멈춰있었으니까. 그래서 그 뒤로는 전부 못 올라가게 된 거죠.
 
▷ 박진호/사회자:
 
상당히 많은 양을 납품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피해를 상당히 보셨을 것 같아요.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일반 입주 기업보다는 미미하지만 그래도 제게는 소중한 몇 천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되는 물건이 있습니다. 현재도.
 
▷ 박진호/사회자:
 
그건 못 가져나오신 것이로군요.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그렇죠. 올라가지도 못했기 때문예요.
 
▷ 박진호/사회자:
 
공단 폐쇄 당시에 많은 물건을 두고 오셨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지금 피해 액수가 얼마나 되는 겁니까?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저 같은 경우는 3,500만 원 정도의 금액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당시 정부의 보상이나 지원은 받으신 겁니까?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작년 11월 달인가 2차로 유동재산의 부분에 대해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산정을 해서 지급된 적이 있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200만 원을 산정해서 그의 70%에 해당하는 140만 원. 그 정도 금액을 수출입은행을 통해서 지급한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어떤 조건이었냐면 개성에 있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향후에 개성이 다시 오픈됐을 경우에 그 부분을 다시 반환하는, 상환하는 조건이에요.
 
▷ 박진호/사회자:
 
액수가 140만 원밖에 안 되는데 그것도 공단이 혹시 열리면 반환하라. 이런 의미군요?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예. 그런 상황이고. 수출입은행에서 몇 차례 수령해 가라. 이랬는데. 많은 영업 기업들이 거기에 너무나. 금액 자체가. 이런 표현 드려도 되는지 모릅니다만. 너무 장난하는 것 같지 않느냐. 저보다 작은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그 이후가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공단 폐쇄 이후에는 어떤 일들을 겪으셨습니까?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초창기 한두 달에는 밀린 일도 하고. 그 다음에 고양시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자전거 수리 센터가 있어요. 그렇게 해서 그 일을 한동안 했었죠.
 
▷ 박진호/사회자:
 
지금은 그러면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지금은 거기가 추우니까 자전거 타는 주민들이 또 줄더라고요.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그래서 자전거 일이 그 쪽 회사와 계약이 끝나서. 작년 12월부터는 친척집 오리집 주방에서 주방 보조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시군요. 이게 기업 대표를 하시다가 식당일을 하시게 되는 과정까지. 느낀 점이 상당히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마음의 고통이 좀 크셨을 것 같아요.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심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물론 개성에 관계된 모든 분들이 다 비슷하시겠지만. 일단은 생계유지라는 측면이 엄청나게 어려워지잖아요. 일정한 금액이 수입으로 발생하다가. 매월 이렇게 생활비라는 것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학생도 있고. 그런데 그런 부분이 단절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말할 수 없이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되는 거죠. 개성 쪽은 저희들하고 같은 말이 통하는 곳이고. 또 물류비 같은 게 엄청나게 다른 데에 비해서 감축되는 것이거든요. 시간상이나 비용적인 면에서. 그래서 충분히 나름의 경제적인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 곳이 개성공단 그런 쪽이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서. 앞으로 개성이 다시 열리게 되면 다시 올라가서 일을 해볼 작정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고재권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개성공단 협력사 고재권 대표:
 
예.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난 1년 동안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협력업체 피해 누적 액수가 1조 5천억 원 정도고요. 지금 또 상당수 회사들이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보상 수준은 지금 피해의 30%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데. 지금 말씀 들으신 고재권 대표님 같은 협력업체들의 경우에는 거의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어서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님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방금 좀 들으셨겠지만 이렇게 전격적인 공단 폐쇄의 충격을 감안하면 해당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너무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단 폐쇄 1년을 맞으면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습니다만.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은 기업들이나 입주 업자들, 거기 일했던 종업원 분들의 피해가 정부 차원에서는 보상을 다 끝냈다고 얘기합니다만 너무 온도 차이가 큽니다. 지금 아까 앞의 고 대표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억울하기 때문에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하고 자유롭게 기업을 운영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피해를 입기 때문에 보상해달라는 건데. 정부 측의 설명이 뭐냐면 지원에 그친 겁니다. 지원은 다 해줄 만큼 해줬다. 그러니까 보상과 지원은 다른 개념이거든요. 보상은 정부가 잘못 했으니까 우리가 피해본 것을 달라는 것이고. 정부가 얘기하는 지원이라는 것은 너희가 피해를 본 부분을 우리가 대출을 좀 해주겠다는 것이거든요. 이건 지원을 한 금액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토해내야 됩니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여전히 정부 차원과 민간 차원에서 팽팽한 싸움이 되고 있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지금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입주 기업들에게 조사를 한 결과 67% 기업이 개성공단 재입주 의향이 있다고 하는데요. 정부 차원에서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때문에 개성공단의 재개는 사실상 어렵다,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게 어느 게 맞는 이야기인가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러니까 통일부도 그렇고 외교부도 그렇고 1주년 맞아서 입장을 내놓는 것을 보면. 지금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이 2270이 있었고 또 2321이라고 해서 강력하게 나와 있잖습니까? 이 제재안에 따르면 개성공단을 재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말인데요. 정부 측 표현도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때문에 재가동이 어렵다는 논란이 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확실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일단 봐야 되고요. 우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국제 사회의 제재 국면이니까 국면적 상황에서 모든 나라와 모든 국제 사회가 제재를 하고 있는데 우리만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열 수 없다는 논리적 상황이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구체적으로 그러면 2270과 2321 제재안에 개성공단 재개를 방해하는, 못하게 하는 규정이 있느냐. 이 부분은 명확히 그 규정은 없습니다. 관련돼서 이야기 되는 게 벌크 캐시라고 해서 대량 현금 유입되는 것을 막는 대목이 있는데. 이것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대량 현금 유입을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은 거기에 해당될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남과 북의 기업이 자율적으로 민간 베이스에서 협력하면서 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북한 내의 은행을 폐쇄하도록 돼있습니다. 우리도 개성공단 지역에 우리은행이라고 은행이 나가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마도 공단 재가동이 되면 우리은행은 유엔 대북 제재안에 따라서 폐쇄한 것을 다시 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건 임금 지급 방식을 좀 바꾸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재가동 자체가 유엔 제재 결의안에 위배되기 때문에 안 된다. 이것은 좀 협소한 해석이라고 봐야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입주했던 기업들이 재입주를 원한다면 그만큼 경제 효과가 컸던 사업이라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지금 보면 김 교수께서는 어제 칼럼을 쓰신 것을 보면 ‘자해적 제재’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러니까 작년에 대통령께서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할 때는. 제가 볼 때는 가장 큰 의미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에 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개성공단마저도 내가 내 팔을 자르는 심정으로 잘랐으니 국제 사회가 전면적으로 대북 제재에 나서달라는 일종의 국제 사회에 대한 제재 결기를 보여준 것이거든요. 그러면 제재 결기를 보여준 것은 좋다고 하더라도 그 제재로 인해서, 그 결기를 보여준 제재로 인해서 북한의 핵 셈법이나 핵에 대한 질주를 막았느냐. 그러면서 오히려 그 다음 9월 달에 5차 핵실험이 더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제재를 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주며 내 팔을 잘랐지만. 그것을 통해서 얻고자 했던 정치적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오히려 아까 앞에서 고 대표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기업이 피해를 보고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많은 남북 관계가 훼손됐다는 측면에서는. 우리가 그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통해서 얻으려고 했던 목표는 실종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우리가 감수해야 될 피해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저는 그게 자해적 제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시군요. 마침 어제요.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하셨던 유길재 전 장관이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말씀하시면서 당시 외교 안보나 대북 정책 논의하는 NSC,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밀도 있게 진행이 안 됐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또 당시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혹시 이번 국정농단 사태와 연관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의심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 논란도 계속 불거지고 있죠. 개성공단 폐쇄에도 이른바 최순실 씨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직 없고요. 다만 유길재 전 장관이 이야기한 대목은 전 그렇게 해석합니다. 그러니까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 때 유길재 장관이 통일부 장관은 아니었습니다만. 박근혜 정부 초대 장관이었기 때문에 이런 굉장히 중요한 결정 아닙니까? 이런 결정을 하려면 최소한 제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NSC라든지, 아니면 적어도 국가 안보와 대북 정책 관련한 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서 절차를 밟아서 굉장히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서 결정을 해야 되는데. 그런 경우가 종종 생략됐다는 이야기거든요. 그것은 제가 볼 때 꼭 최순실 씨라고 하는 변수를 대입하지 않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저는 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들을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많은 주무 장관들이나 스텝들의 의견들을 골고루 듣고, 또 활발한 논의와 토론을 거치고 소통을 통해서 어떤 결정이나 정책적인 입장을 도출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 그냥 전격적으로. 또는 굉장히 그때 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정책 결정을 했다는 면에서 시스템 자체에 의한 정책 결정보다 좀 일방적 정책 결정이 많았다. 그렇게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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