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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구속된 문형표 '셀프 공가'…월급도 지급

<앵커>

삼성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문형표 전 장관이 헌재 탄핵 심판에 나왔습니다. 재판관이 직업을 물으니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속된 지 두 달째인데, 어떻게 아직도 이사장으로 있는 건지 <사실은> 코너에서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후 재산을 책임지는 자리잖아요? 큰 자리인데, 이사장이 구속됐으면 그 역할을 누가 맡고 있습니까?

<기자>

연금공단은 할 수 없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 이사장 본인이 결백하다고 못 물러나겠다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임자를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란 지적이 상당히 많습니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만 해도 블랙리스트 혐의로 구속된 바가 있는데, 똑같이 결백은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구속 직후에 사퇴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형표 이사장이 구속되어있으면 출근·결근 처리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직접 일일이 따져봤습니다.

문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27일에 긴급체포됐는데요, 저 날부터 1월 13일까지 주말은 빼고 14일이 '공가'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1월 16일부터 1월 31일까지, 말일까지 12일은 '연차'로 처리되었습니다.

공가와 연차, 두 개를 합쳐서 휴가를 26일 썼고요, 그 뒤로 2월 1일부터는 '결근' 처리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공가'라는 게 공적인 업무를 할 때 자리를 비워도 된다는 이야기잖아요? 사실 일반 기업체도 그렇고 공직사회도 그렇고 공가 한 번 낸다는 게 쉽지 않은 건데, (굉장히 어렵죠.)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죠?

<기자>

공가를 그렇게 처리하는 게 사실은 안되는 거고요, 연금공단은 적절한 공가라고 해명하고 있는데 저희가 봤을 때는 거의 거짓에 가깝습니다.

연금공단의 인사 규정을 보면 공무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될 때 공가를 쓸 수 있다고는 되어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문 이사장의 경우에 연금공단에서 본인이 한 공적인 일 때문에 소환되면 그때는 공가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런데 문형표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일 때 벌어진 문제로 구속된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럴 때는 공가를 쓰면 안 되고요, 저희가 인사혁신처에 물어봤더니 이렇게 다른 기관, 이전 기관에 근무했을 때 일로 소환될 때에는 공가를 쓴 선례가 없다고 밝혔고요.

공가가 아니라 개인의 연차를 쓰는 게 맞다고 확인해줬습니다.

<앵커>

그럼 공가를 누가 준 겁니까?

<기자>

지금 공가를 결재하는 최종 권한이 사실 이사장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인이 셀프공가 2주를 쓴 셈이고요, 결재가 났을 시점에 문형표 이사장이 구치소에 있었잖아요?

연금공단 이야기는, 인사 담당자가 문 이사장을 만날 수가 없어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이사장을 2주 동안 공가 처리해줬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급여는 어떻게 되었나, 취재가 되었습니까?

<기자>

중요한데요, 공가의 경우에는 정당한 휴가로 허가받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급여는 정상적으로 다 나옵니다.

문 이사장이 1월에 2주 동안 공가를 쓴 덕분에 1월 25일에 월급을 전액 다 받았습니다.

이사장 연봉이 1억 3천만 원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저것 다 따지면 25일에 한 1천만 원 정도 받지 않았을까? 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 하나는 연가를 12일만 쓰고 며칠만 남겼거든요.

참 꼼꼼하다 싶은 게, 안 쓴 연차의 경우에는 휴가 보상비라고 해서 나중에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장관까지 지낸 고위공직자의 처신이라고 보기에는 좀 낯뜨거운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문형표 이사장의 경우 공공기관 운영 규정상 일반 직원과 달리 미사용 연차에 대해 휴가보상비를 지급하지는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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