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이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하며 협박"

광고 감독 차은택 씨가 광고업체 '지분 강탈'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권력기관 등을 언급하며 위세를 과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열린 김 씨와 차 씨,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재판에서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검찰이 "차 씨가 재단과 국정원, 검찰을 언급하며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고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사람도 있다'고 표현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김 씨는 "내가 검찰 진술에서 사용한 표현은 아니"라면서도 "조금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를 드렸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차 씨가 김 씨를 통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컴투게더 대표 한 모 씨를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씨가 지분을 내놓으라는 압박에 응하지 않으려 하자 차 씨가 김 씨에게 국정원·검찰을 언급해 가며 압박 수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입니다.

김 씨는 한 씨를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차 씨에게서 "강하게 얘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똑같은 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한 대표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완곡하게 표현하거나 필터링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또 '지분 강탈'이 여의치 않자 차 씨로부터 '네가 수습하라, 재단에서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차 씨가 "뒤로 빠지라고 해서 나도 '요구조건이 너무 변경돼 전달 못 하겠다'고 감독님한테 말했고, 김영수 포레카 대표에게도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진술이 그대로 사실로 인정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차 씨는 "최 씨 지시대로 공동 인수 협상을 추진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