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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뮤지컬 배우 정성화, 전미도 - 50년 맞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두 주역

<앵커>

올해는 1966년 한국 창작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무대에 올린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 뮤지컬 50년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시상식이 탄생했는데요.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영예의 초대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인 정성화 씨, 전미도 씨 함께 했습니다.

두 분 어서 오십시오. 시상식이 인터넷으로 중계가 되기는 했습니다만 두 분 소감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남우주연상 '킹키부츠'의 정성화 씨, 소감 들어볼까요?

[정성화/뮤지컬 배우 : 일단 굉장히 영광스럽고요. 초대 남우주연상을 타게 돼 더 영광스럽습니다. '킹키부츠'란 작품하면서 굉장히 즐거웠거든요. 거기에다 수상의 영광까지 더해지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우주연상 '스위니 토드'의 전미도 씨 나오셨는데, 스위니 토드는 특히 여우주연상뿐만 아니라 대상과 남우신인상까지 3관왕을 했어요. 남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전혀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정말 기뻤고요. 그리고 신인상, 여우주연상 받은 것도 기뻤지만 개인적으로 '스위니 토드'란 작품이 굉장히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상을 받았을 때 그런 면들을 인정받은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뻤죠.]

회사에도 전미도 씨 팬이 있어서 어떤 점이 매력이냐고 물어봤더니 팔색조 같은 연기라고 하더라고요. '스위니 토드'에서 러빗 부인 역을 맡으셨는데 그 전에 하던 역할과 캐릭터가 달라서 고생하지 않으셨을까 하더라고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대본상 러빗 부인은 40대 여자라고 명시돼 있어요. 소위 말하는 아줌마 역할이라서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랑은 많이 다른 역할이라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저는 사실 제 안에 아줌마스러움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는데, 기존에 제 공연을 보고 각인돼 있던 이미지들, 선입견들이 있어서 그걸 깰 수 있을까 그런 점들이 많이 걱정이 됐었죠.]

안 그래도 동안이신데 분장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셨겠어요. 그리고 '킹키부츠'의 룰라 역으로 나오셨는데 상당히 섹시하시던데요? 물론 제 타입은 아닙니다마는. 킹키부츠라는 게 높은 구두잖아요.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여장을 하시고 노래도 상당히 고음이 계속되고 춤까지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정성화/뮤지컬 배우 : 굽이 15cm예요. 앞굽 없이. 그래서 여자 분들도 잘 신지 않는 굽인데 신발을 신는다기 보다는 신발에 올라탄다고 표현하는 그런 신발입니다. 어떻게든 신발에 적응을 해야 하니까 연습실에 가자마자 신발을 신고 적응 훈련을 했어요. 두 달 정도 신발으 신고 다녔죠.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신고 다니면서 적응을 했고 그랬는데도 무대 위에서 휘청거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많은 여성분들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전미도 씨는 2006년에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를 하셨는데, 지금 이제 12년 차가 되셨습니다. 뮤지컬배우의 꿈은 어릴 적부터 꾸셨던 건가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원래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제가 연기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썩히기가 굉장히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보고 저렇게 연기와 노래를 함께 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어떤 인터뷰를 보니 노래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혼자 있을 때는 제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프로 무대에 나오니까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어느덧 12년 차인데, 아직도 작품을 새로 하시면 초기부터 워크숍이라던가 이런 공연을 다 하신다고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제가 사실 다 만들어진 공연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을 좀 더 즐기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개발 단계에 있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정성화 씨에게는 사실 이게 더 궁금해요. 아직도 개그맨 정성화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정성화/뮤지컬 배우 : 가장 큰 계기는 개그맨으로서 성공을 못했다는 거죠. 잘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었다가 '이제 어떻게 하지, 내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만나게 됩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저에게 너무나 안성맞춤이었던 거죠. '아, 그래 내가 생각했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는 꿈을 뮤지컬에서 꾸게 된 거죠. 그래서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사실 개그맨으로서의 경험도 다 기반이 돼서 오늘날의 뮤지컬 배우로서 재탄생하는 데 큰 힘이 된 거겠죠?

[정성화/뮤지컬 배우 : 정말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개그맨하면서 나름대로 선배님들과 개그를 짠다고 하죠, 그랬던 기억들이 계속 되살아나서 공연할 때 순발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정성화 씨도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지 12년 정도 되셨는데, 그동안 남우주연상 받은 것만 올해로 벌써 6개를 거머쥐셨다고요. 상당히 남다른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

[정성화/뮤지컬 배우 : 무대 위에서 정성화란 사람을 어떻게 하면 뮤지컬 배우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요. 아무리 봐도 관객 여러분들 사이에서 개그맨이라는 이미지를 벗기는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으로 연기를 해서는 눈에 못들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놀라게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연습실 근처에 방을 하나 얻어 놓고 아침에 일찍 가서 연습하고 좀 늦게까지 연습하고 그렇게 연습의 양을 굉장히 많이 늘렸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결과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저를 보면서 하는 말이 아닌가 조심스레 얘기해봅니다.]

보상을 받는 노력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두 분 모두 지금 한창 새로운 작품을 하고 계신데 이왕 나오신 김에 지금 하는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정성화/뮤지컬 배우 : 지금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뮤지컬 '영웅'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영웅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많은 관객 여러분께서 좋아하는 공연으로 현재 절찬리에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전미도 씨도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미도/뮤지컬 배우 : 저는 지금 대학로에서 창작소극장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공연을 하고 있고요. 먼 미래에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새 버전들이 나오면서 기존의 로봇들이 입력돼 있지 않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인데요.]

상당히 재밌겠는데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네, 저희도 절찬리에 공연 중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두 분 다 창작뮤지컬을 하고 계시고, 특별히 두 분 모두 한국 창작뮤지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철학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한국 창작뮤지컬의 힘을 꼽으라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전미도/뮤지컬 배우 : 한국 뮤지컬이 아무래도 우리한테 좀 가까운 이야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익숙한 정서를 느낄 수 있고,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소재라서 그런 부분들이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성화/뮤지컬 배우 : 뮤지컬은 브로드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사실 그렇습니다마는 재료를 가지고 우리만의 혼을 담아서 관객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릴 수 있는 건 정말 귀한 작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창작뮤지컬은 앞으로 우리가 더 나아가야될 길이라고 생각하고 더 많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또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관객 여러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공연을 보시고 나서 꼭 '저 배우 너무 좋았다'고도 해주시지만 '이 음악가가 너무 좋았다', '이 연출가도 괜찮았다', '조명 디자이너도 괜찮았다'고 스탭들도 한 번씩 이름을 거론해주시면 저희 뮤지컬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 더 섬세하게 관심을 보여달라는 말씀이시군요. 두 분 모두 한국 창작뮤지컬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를 능가하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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