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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구제역에 축산농가 '초비상'…우유·소고기 먹어도 될까?

[리포트+] 구제역에 축산농가 '초비상'…우유·소고기 먹어도 될까?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과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제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오늘(7일)은 전북 정읍의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등 발굽이 두 갈래로 갈라진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전염병입니다.

한 번 발생하면, 전염 범위가 최대 반경 250km에 달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고,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한 구제역은 동·축산물 교역 시 최대 규제대상입니다.

현재 예방법은 있지만, 치료법이 없어 구제역에 걸린 가축은 '가축전염예방법'에 따라 모두 도살, 매립, 소각하고 있습니다.

■ 구제역 방역 우수 지역이었는데…

올겨울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 충북 보은의 한 젖소 농가는 사육 중이던 젖소 195마리를 살 처분해 땅에 묻었습니다.
[김경규 /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구제역 바이러스는 조류독감과 달리 공기로 전파되고, 굉장히 전염력이 높습니다.”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3월 충남 홍성 이후 11개월 만입니다.구제역 확진 판정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습니다.
경계격상
전국 축산 농가에는 어제 오후부터 오늘(7일) 자정까지 30시간 동안,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구제역이 발생해 전국에 이동 정지 명령이 내려진 건 처음입니다.

젖소에서 나온 원유 이동이 중단되고, 전국의 도축장도 사실상 일시 폐쇄된 상태입니다. 구제역 확산으로 이동중지 명령이 장기화하면, 우유나 육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큽니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인근의 농장 소와 돼지에 백신을 추가 접종했고, 백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주일간 집중적인 감시활동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충북 보은은 불과 한 달 전, '구제역 방역관리 우수 평가'를 받았던 곳으로 정부 평가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 백신 접종에도 발생한 구제역?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까지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잘 형성돼 있다고 호언장담해왔습니다. 하지만, 구제역 발병 농가를 조사했더니, 방역 당국의 주장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들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충북 보은 지역의 젖소 농장은 지난해 10월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해당 농장의 젖소 21마리의 혈액을 검사했더니, 4마리에서만 항체가 나왔습니다.
항체 형성률
항체 형성률이 19%에 불과한 겁니다. 앞서 방역 당국이 발표한 전국 소 사육 농가의 항체 형성률 97.5%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입니다.

이런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백신의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변질됐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방역 당국은 일부 농장들이 젖소의 원유 생산량 감소를 우려해 백신 접종을 피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천일 /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
"농가가 접종을 안 했을 수가 있고, 백신의 효력이 떨어지는 경우, 항체 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우유나 소고기 먹어도 될까?

구제역 확산으로 우유나 소고기 섭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유와 소고기, 마음 놓고 먹어도 되는 걸까요?

전 세계적으로 최근 50년간 '사람이 구제역에 감염됐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사람의 세포 자체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이고, 열처리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1969년 이전에는 40건의 인간 구제역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지만, 표본 수가 워낙 적고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감염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 기자]
“우유를 보시면, 작은 글씨라 잘 안 보이시겠지만 130도 열에서 살균처리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온 살균 우유도 70도에서 열처리합니다.

그런데 구제역 바이러스는 50도 이상 열에서 죽습니다. 익혀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역시 같은 이유로 안전합니다.

소고기를 날로 섭취하는 육회도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 보입니다. 우리가 먹는 육회는 소의 근육 부위인데, 근육은 우유와는 달리 구제역 바이러스가 잘 살지 못하는 부위입니다.

설령 미량의 바이러스가 위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강력한 위산에 모두 죽게 됩니다.”
(취재: 송인호, 조동찬, 남주현 /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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