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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옥상옥 '대통령 비서실'…축소 안 된 이유는?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2.03 13:31 수정 2017.02.03 18:03 조회 재생수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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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옥상옥 대통령 비서실…축소 안 된 이유는?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다'는 뜻으로 이미 있는 것에 필요 없이 덧보태는 것을 의미합니다.
옥상옥의 의미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대통령 비서실'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은 '왕실장'과 '왕수석'으로 불렸던,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입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종 의혹에 얽혀 거론되고 있는 비서실장, 민정수석, 정무수석, 정책조정수석과 같은 청와대 인사들 역시 모두 대통령 비서실 소속입니다.

대통령 지시라며 정부 부처를 압박했던 대통령 비서실.

정부 위의 정부, '옥상옥'으로 불리게 된 '대통령 비서실'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 걸까요?

■ 대통령 비서실, 어떻게 구성돼 있나?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해 설치된 국가기관입니다. 1960년, 제2공화국 때는 대통령의 의전 역할과 기밀사항에 관련된 사무를 관장했습니다.

1989년 이후에는 의전 분야를 넘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위한 사무를 관장했고, 현재는 대통령의 직무 전반을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의 역할 변화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은 장관급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차관급인 10명의 수석비서관(정책조정·정무·민정·외교안보·홍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인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총무비서관, 부속비서관, 의전비서관, 연설기록비서관이라는 4명의 비서관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하는 비서실?

대통령 비서실은 차관급인 수석 10명이 전체 정부 조직을 나눠 맡은 형태입니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현 정부에서 경제수석도 지낸 바 있는데요.

경제수석을 예로 들어 보면, 경제수석 한 사람이 맡는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공정위, 금융위 등 장관급만 7개, 국세청 같은 산하청까지 합하면 17개에 이릅니다.
경제수석 한 명당 17개의 부처수석 한 명당 17개에 달하는 부처를 둔 이유는 대통령과 부처 간 소통과 부처 간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드러난 대통령 비서실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부처에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추진을 압박하는 일이 일쑤였기 때문입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과 하루 평균 열 번 이상, 길게는 한 번에 한 시간 이상 통화했다'고 헌법재판소에서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홍성걸 /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대통령이 장관들하고 직접 얘기하고 장관들을 통해서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수석비서관을
각 분야별로 둬가지고, 그 비서관들을 통해서 각 부처를 장악하려고 하느냐 이 말이에요.”■ 비서실 줄이기, 왜 실패했나?

역대 정부들도 정권 초기에는 부작용을 의식해, 대통령 비서실을 축소했지만, 임기 중반 이후에는 다시 방대해졌습니다.

이런 옥상옥 구조 속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부처는 청와대의 지시였다고, 청와대는 부처의 소관이라고 서로 발을 빼는 무책임한 행태도 반복됐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을 축소하려다가 실패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비서실을 줄였더니 대통령의 업무에 불편이 생겼고, 정부 부처도 청와대가 장악하고 부처의 모든 것을 결정해주는 데 익숙해져 있던 겁니다.

실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범 당시, 비서실 조직도를 살펴보면 수석실을 5개 두고 있습니다. 정책, 정무, 민정, 홍보, 국민 참여 수석실만 두고 있는데, 부서를 관할하는 전체 비서실을 없앤 형태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출범 초기 현 정부의 수석실이 10개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의 수준이죠.

비서실을 간소화했지만, 각 부처에서는 "우리 부는 청와대의 어느 수석실에다 보고를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결국, 정책수석실 산하의 정책상황보좌관실에 전 부처의 보고가 밀려들었고, 5명이던 정책상황실 직원이 4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03년 포항 물류사태까지 겹치면서, 2004년부터는 사회정책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이 새로 신설됐습니다.

■ 대통령 비서실, 어떻게 바꿔야 하나?

국가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형태가 정답일 수는 없지만,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 의전이나 행사, 홍보, 소통, 국방, 외교, 안전 같은 분야는 대통령 비서실 직속입니다.

이 밖의 다른 정책 분야, 경제, 교육 분야 등은 특별보좌관이라, 자문위원회 등을 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상황이나 국정운영 상황에 따라서 어떤 조직이 효율적이냐 하는 문제는 달라진다고 합니다.
[SBS 정치부 한승희 기자]
“그렇지만,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은 너무 크다, 특히 정책 분야를 좀 덜어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정책 결정권은 부처에 주고, 청와대는 주요 국정과제 정도만 맡는 것이, 그것도 태스크포스(task force) 형태로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들이 많습니다.”(취재: 한승희 /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