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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수첩 보며 '살생부' 불러…만류하자 역정"

<앵커>

오늘(25일) 탄핵심판에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문체부 고위 공무원들이 줄줄이 잘려나간 과정을 얘기하면서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을 보면서 직접 살생부를 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유진룡 전 장관은 현 정권에서 문체부 고위 공무원들이 옷을 벗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반복해서 '이례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유라 씨가 승마대회에서 2등을 한 데 대해 감사 보고서를 제출했던 노태강 당시 체육국장 등의 이름을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을 보고 직접 부르며 경질을 지시했다는 겁니다.

국·과장급 인사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인사를 "장관인 자신에게 맡겨달라"며 만류했지만, 대통령은 "인사조치 하라"며 역정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탄핵심판의 공식 쟁점은 아니지만, 재판관들도 관심을 내비쳤습니다.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사표를 내고 그 가운데 3명이 실제 해임된 이유를 재판관이 직접 물었는데, 당시 해임은 영화 '변호인'에 투자했다거나, 세월호 사고 당시 정부를 비판한 종교계 인사를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일괄사표 제출 역시 자신이 30년가량 문체부에서 일하는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문체부 직원들과 논의해본 결과, 최순실 씨와 김기춘 전 실장 때문에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결론 냈습니다.

결국, 인사 전횡의 몸통으로 대통령을 지목한 겁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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