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K스포츠 재단 만든 사람은 대통령' 판단"

최순실 씨의 이권을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 K스포츠재단의 정동춘 전 이사장이 "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정씨는 오늘(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재단) 인사 문제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씨는 이처럼 판단한 이유에 대해 "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받아 만들어졌다고 알았고, '이런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 권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최씨가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씨는 "안 전 수석과 최씨가 번갈아 감사를 해임하라고 말했고, 재단의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두 사람이 지시한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청와대의 위임을 받아 최씨가 운영과 지시를 하는 줄 알고 따랐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고,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최순실을 통해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나"라는 질문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이 '이사진은 형식적인 임원이고 정씨도 바지사장 노릇을 한 것 아니냐'고 묻자 정씨는 "비슷하게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최씨의 주장과는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함께 최씨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최씨는 안 전 수석, 박 대통령과 공모해 두 재단에 50여 개 대기업이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