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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행복한 베짱이?…'욜로'가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

[라이프] 행복한 베짱이?…'욜로'가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
'욜로(YOLO)'라는 말이 2017년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You Only Live Once'라는 문장을 줄인 약자, '한 번뿐인 인생'이란 뜻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 케어'를 독려하기 위해 셀카봉을 들고 만든 2분짜리 영상에서 직접 “Yolo, man”이라고 외쳐 화제로 떠올랐었죠.

원조는 캐나다 출신 가수 드레이크(Drake)의 2011년 곡 모토(The Motto)의 한 소절인 "인생은 한 번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 (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YOLO)"에서 시작됐습니다.

욜로는 현재 이 순간을 즐기는, 지극히 현재 지향적인 소비를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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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욜로'가 대세…행복한 욜로

곳곳에서 2017년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욜로'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분야는 '여행'입니다. SNS에 욜로와 관련된 사진들을 보면 여행가방, 비행기, 바다 등 주로 여행 사진들이 많이 검색됩니다.

취미활동에 나선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킨스쿠버, 외국어, 악기 등 그동안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없어 포기했던 취미에 도전하는 겁니다.

'욜로'는 지금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꾸미는 데에도 적극적입니다. 과거엔 돈을 아껴 '내집 장만' 하는 데에만 힘썼다면, 요즘엔 셋방이나 전셋집을 꾸미는 데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겁니다.

직장에 사표를 내거나 휴학을 하고 심지어 적금까지 깨면서 욜로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 욜로는 '베짱이'가 아니다

욜로 라이프를 두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아 앞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종의 '베짱이'가 아니냐는 겁니다.

하지만 욜로는 단순히 이런 의미가 아닙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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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라이프'는 충동구매처럼 단순히 물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상향을 향한 실천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잃어버렸던 나의 가치, 나의 취향, 나의 행복을 다시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 미래에 충실했던 기성세대는 행복했나

욜로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꿈꾸며 살았던 기성세대들이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입니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내 자식에게는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서 등등의 수많은 이유로 자신의 꿈과 욕구를 참고 또 참아야 했던 기성세대들에게 묻는 질문인 겁니다. '정말 행복하세요?'라고 말이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이른바 '인내'라는 말이 과연 얼마만큼 보상이 되어 돌아오는 걸까요?

이 질문에 부정적인 답을 내린 사람들에게 '욜로'의 삶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는 분석입니다.

■ 미래를 꿈꾸고 그리며 살 수 없는 현실

미래를 바라보며 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욜로'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 평생 돈을 저축해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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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분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30대 가구주는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약 12년 6개월을 모아야 서울 소재 평균가의 아파트를 살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미래만 보려니 생기는 불안감은 자연스럽게 현실로 눈을 돌리게 한 겁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너무나도 행복한 욜로의 삶. 그 이면에서 보이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은 이렇게 씁쓸하기만 합니다.

( 기획·구성 : 김도균, 송희 / 디자인 : 김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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