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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월호 인양 설명회 ① - "잔존유 회수와 해저면 조건 때문에 인양 지연"

16일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세월호인양 대국민 설명회'가 열렸다. 정부와 인양업체로부터 세월호 인양 경과 보고를 받는 자리였다.
세월호 인양방법을 설명하는 상하이샐비지 부사장
참석자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족 및 일반인 방청객
해양수산부 측(김현태 인양추진단 부단장, 장기욱 과장)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측(지앙 옌 샐비지 부국장) 
감리 역할을 하고 있는 컨설팅 업체 TMC 측(사이먼 버든 지부장)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조위 소속 의원들

현재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의 인양 방식을 플로팅 독 방식에서 '잭킹바지선으로 인양해 반(半)잠수식 선박에 탑재한 뒤 옮기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알린 상태이다. 상하이샐비지 지앙 옌 부사장은 앞서 "처음에는 큰 크레인으로 플로팅 독(선박 건조 공간)에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계획했다. 45일 이상 좋은 날씨가 지속해야 하는데 선미 부분에 리프팅 빔을 넣고 나니 애로사항이 발생했고, 겨울에는 그 방식의 인양이 불가능하다"며 "크레인 방식은 올해 5월까지 기다렸다가 작업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에도 작업할 수 있도록 반잠수 바지선을 투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해, 정부와 상하이샐비지 측은 1) 세월호 인양의 마감기한에 대해 지난해 9월에서 연말, 그리고 지금은 내년 4월 등 수 차례 연기했고 2) 방식 또한 상하이샐비지 측이 처음 입찰에 참여할 때 제안한 '해상 크레인' 대신 '半잠수식'으로 변경했다.  

설명회는 크게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측 담당자의 보고(영상과 PT를 이용), 이후 참석자들 간 Q&A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적으로는 (진심으로) '왜 계속 미뤄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설명을 듣는 도중에도 정부의 무능, 무책임이라는 프레임을 배제하려 노력했다. 실제 다 듣고 나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인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높아졌다. 감리사인 TMC 담당자가 설명한 대로 "해저의 선박 인양은 지상의 일반 공사 작업과는 다르다. 예상 밖의 해양 상황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순연되는 일이 다반사다"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부의 일처리 방식에 대한 국회와 유족들의 다그침에는 이유가 있었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현재 해수부가 진행중인 세월호 인양 사업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각각의 경우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설령 인양이 지연되는 일이 업계에선 다반사일지언정, 처음부터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설명과 이해의 작업이 필요했고, 그에 대한 플랜 B를 세워두는 것은 상식이었다.

누구도 이 정도 규모의 참사를 겪지 못했고, 따라서 '가능한 시행착오'라고 해수부는 주장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대부분의 일이 '능히 익숙해 질 정도로 잘 아는 것'일 확률은 적다. 수백 억, 수천 억 단위의 자금이 투입되는 이러한 사업을 '해 보니 아니더라'식으로 뒤집으려면 (반복해 말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경우를 예상한 플랜B와 그에 따른 후속 지침을 준비하는 정도의 전문성은 갖추고 있어야 했다. 취재는 기자만 하는 게 아니다.

또, 유족의 주장대로 입찰 당시 선박인양 기술력 보유를 근거로 선정했다던 오션씨엔아이가 실제로는 중국인 작업자 300명의 부식을 제공하고 비자문제 해결을 업으로 하고 있다면, 이 또한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두 업체 간 사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로 안다"는 답변은 실로 부실했다.   

보태는 말보다, 오늘 설명회 자리에서 정부와 업체의 발표가 끝난 후 Q&A 시간에 오간 대화를 활자로 풀어 공유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을 것 같다.

<참고>
1. 녹음 상태가 고르지 못해 잘 들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큰 흐름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괄호()로 처리한 뒤 부연했습니다 - 혹시 발언 당사자 뿐 아니라 해당 기관, 업체 관계자가 교정을 요청해 오면 확인 후 반영하겠습니다

2. 발언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그대로 받아적었습니다. 비문이거나 말실수를 한 부분(ex:해수부를 세월호로 잘못 이야기한 상하이샐비지 측의 통역가)정도만 수정했습니다
세월호 인양 설명회를 듣고 있는 가족들
세월호 인양 설명회를 듣고 있는 가족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의 보고 이후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진행으로 Q&A 진행>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
해수부에 묻겠습니다. 팽목항에 갔을 때 (지난해) 7월까지 인양한다 하셨고요. 그 다음에 다시 9월로 미뤄진다고 했다가,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해가 넘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궁금한 것은 왜 이게 늦어지고 있느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영상를 보여주고  PT를 하는 것처럼) 여러분들이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그걸 저희는 구체적으로 들어봤자 잘 알지도 못합니다. 열심히 하고 계시겠죠. 그러나 왜 늦어지는지를 설명해주셔야 하고요. 그리고 우리가 올해 3월에 인양한다고 했으면, 그것도 이제 미룰 수 없습니다. (또 지연된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하실지, 그리고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계약을 하셨다면 그 계약에서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박주민 의원
다들 아시겠지만 상하이샐비지와 계약은 지난해 12월 말로 종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계약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하신 것 같습니다.

해수부 담당자
제가 말씀을 간단히 드리고요. 아무래도 직접 상하이샐비지나 티엠씨에서 답변을 드리는 게 여러분께 더 좋을것 같아서 간단히 말씀드리고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일단은 영상이라든지 PT를 통해서 말씀드린 부분인데 후미 쪽에 리프팅 빔을 삽입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상당히 난해했습니다. 그래서 당초 계획은 한 달을 계획했지만 5개월 정도 걸렸고 그런 부분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걸린 것이 원인이 됐고요. 계약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작년 12월 말이 당초 계약 기간이었는데 계약 기간을 연장해서 일단은 올해 6월 말까지 계약기간을 연장을 한 상태입니다. 걱정하시는 부분 충분히 납득을 하고 송구스럽긴 하지만 말씀 드렸듯이 가급적이면 4월, 늦어도 6월까지는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TMC(감리업체) 지부장
인양을 하기 위해서 과업중에 잔존유 회수가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잔존유가 저희가 입찰 시에 해수부를 통해서 받은 정보는 대부분 오일탱크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작업했는데 실제로는 화물칸인 C 데크과 D 데크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이 작업에 저희가 한 달 이상 소요됐고요. 두번 째로 선수 들기를 할 때에도 저희가 추가 부력을 확보하는데 가능한 한 테이크드레드에서 당초보다도 상당히 못미치는 부력 확보를 할 수 밖에 없어서 추가로 에어펌핑 등을 설치하는데 33일 정도가 소요가 더 됐고요. 마지막으로 선미 들기를 하기 위해서는 밑에 퇴적층을 굴착했어야 했는데 해수부에서 제공받은 해저물에 대한 정보도 있었고, 저희가 사전조사도 했지만 실제 좌현 밑바닥에는 퇴적층이 대단히 견고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 굴착을 하는데 5달 정도가 소요가 됐습니다. 이로 인해서 최종 인양 스케줄은 순연되는, 연기되는 이런 과정이 있었습니다.

박주민 의원
그리고 질문하셨던 것처럼 계약기간이 6월말로 변경됐는데 직접 설명을.

상하이샐비지 부사장
계약 기간은 올해 6월말로 연장 계약되었습니다.

박주민 의원
이 질문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것 같아서 TMC라는 감리회사로부터도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해보고 오겠습니다. 원래 해수부가 이야기했던 인양 가능 기한으로부터 계속 연장되어 왔던, 미뤄진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TMC(감리업체) 지부장
우선 선체 인양은 다른 공사나 이런 것과 다르다는 점으로 이해, 접근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바다 밑에 상황에 대해서 여러가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유속이라든자 조류의 상태라든가 이런 것들은 저희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샐비지는 당초 인양 설계가 변경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겪는게 일반적입니다. 저희는 세계 여러가지 인양에 대해서 컨설팅을 제공해 오고 있는데요. 상하이에서 설명드린 이유들은 본인(감리업체)도 대부분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사유라고 봅니다. 일단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말씀드리면 바람과, 조류, 두 가지가 있는데요. 지금 세월호(가 침몰한) 지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기 때문에 그런 소조기 때, 그리고 유속이 빠르지 않을 때, 이 2가지의 조합으로 진행해야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역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린 그런 조건을 맞췄을 때 겨울에는 작업을 할 수 없고 봄 철, 가을 철이 적당한 시기 입니다. 특히 선체(가 가라앉은) 해저면에 대해서는 저희가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선미들기 작업에서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현재 인양 지연에 가장 중요한 요인중에 하나로는 선미의 퇴적층 상태였다고 생각합니다.  

박주민 의원
네, 다음은 가족 분들께서 질문을.

장훈/ 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故 장준영 군의 아버지 )
질문하겠습니다. 첫째, 맨 처음에 계약 때는 상하이샐비지와 오션씨엔아이 70프로 대 30프로의 지분율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션씨엔아이가 여태까지 한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지금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두 번째, 상하이샐비지가 가장 자신 있는 방법으로 내세운 게 크레인으로 직접 들어 올리는 방법이었는데, 그러면 그 전까지 상하이샐비지가 크레인으로 저런 배를 들어 올린 적이 있는지. 그리고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2014년 4월 16일부터 축적된 데이터는 거기 충분히 많습니다. 정부 데이터가. 해저에 대한 데이터는 해양과학기술원에서도 몇 번을 했었고, 3차 조사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거기에 암반이, 토지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는 말이 안 됩니다. 지금까지 조사했던 건 하나도 써먹지 않고 뭘 했다는 건가요? 정부에서 조사해놓고. 그러면 사전 조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아닙니까. 여기에 대해 답변 부탁드립니다.

해수부 담당자
현장에서 장비가 서로 조합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하다보니깐 의사소통을 위해서 바꾼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인양 선박도 당초에는 플로팅 도크라고 해서 국내 선박을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다른(* 잘 들리지 않음) 선박으로 바뀌게 됐고, 당초에 (오션씨엔아이는) 국내에 있는 장비 동원이라든지 이런 것들 또 각종 행정 업무 이런 것들을 담당을 하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그런데 계약방식이, 저희가 선금을 대금지급방식을 선금을 아직까지 주지 않았고. 대금지급 방식도 3단계로 하다 보니깐 그런 장비 동원도 플로팅 도크 같은 장비동원은 선금을 토대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서로 업무조정 또는 어떤 재정상황 이런 것들 가지고 양사가 협의를 해서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
그래서 조정해서 현재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해수부 담당자
지금은 주로 행정지원 위주로 하고 있는 것로 알고 있습니다.

장훈 분과장
1차 대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70프로, 30프로 안 나갔습니까?

해수부 담당자
70대 30으로 나눴을 것입니다. 저희는 대금 지급을 확인하지는 않았고

장훈 분과장
지금은 그럼 몇 대 몇입니까?

해수부 담당자
지금은 92대 8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장훈 분과장
그럼 전체 비용이 1000억이라고 잡으면 오션씨엔아이는 80억 가져가는 거네요?

해수부 담당자
최초에 투입한 1차 지급을 213억인가 정도 저희가 지불했는데 그에 대해서는 70대 30으로 나갔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훈 분과장
그럼 '오션씨엔아이'라는 업체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네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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