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대통령 개인일 도와…말하긴 곤란" 비협조적 태도 일관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가 오늘(16일) 탄핵심판 사건 5차 변론에서 특검 수사와 향후 재판을 의식한 듯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 "말하기 어렵다"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최 씨는 "청와대를 출입한 적이 있다"면서도 단지 "대통령의 개인적 일을 도와드리기 위해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적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사생활이라 말씀드리기 좀…" 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대통령 의상을 맡아 처리한 이유를 묻자 "그냥 옛날부터 도와드리는 마음에서 했다"며 '대가 관계' 등이 아닌 '선의'나 '관행'임을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진료비나 옷값을 최 씨 측이 대신 냈다는 의혹을 확인하고자 질문이 쏟아졌지만, 최씨는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습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의상비를 받은 기억은 있다"면서도 방식과 횟수에 대해선 "사생활은 얘기할 수 없다",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피했습니다.

최 씨는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선 처벌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있는 '말씀 자료' 부분만 개입을 인정하고, 공무원 인사 개입 의혹은 부인했습니다.

최 씨는 "대통령 말씀 자료나 연설을 이메일 등으로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다른 것은 본 적 없고 관심도 없고 연설문의 감정적인 표현이나 그런 것만 봤다"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고위 공무원 인사 자료는 "본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대응했습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이 인사자료를 보내준 것은 최 씨의 의견을 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최씨는 "아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제 주변에 그럴만한 사람도 없고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대응은 앞서 박 대통령 측이 펼친 "국민이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며 '키친 캐비닛'이라는 논리를 따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